'유독' 우리나라에서 새집의 인기가 많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새집 증후군이 있을 수도 있고, 크고 작은 불량이 있을 수 있음에도 사람들은 신축을 좋아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련된 외관에 최신식 엘리베이터, 때 타지 않은 깔끔한 집 같은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도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잠시 접어두어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중국의 '신축 집'들의 모습은 이러한 상상과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날 것' 그대로의 상태, '마오피팡(毛坯房)'
마오피팡은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중국 신축 집들의 형태다. 시공업체에서 건축은 끝난 상태이지만 어떠한 인테리어도 하지 않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이 마오피팡을 구매하게 되면, 시공이 끝난 뒤 자신이 구매한 집을 보러 갈 때 위와 같은 텅 빈 방에 창문과 전선 정도만 깔린 집을 보게 된다. 벽지나 타일, 심지어 변기조차 설치되지 않은 원상태 그대로다. 그래서 이 상태로는 입주할 수 없다.
마오피팡을 구매한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스스로 인테리어를 전부 다 하거나, 인테리어 업자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 인테리어를 할 경우에는 자신이 계획을 짠 후에 재료까지 구매한 후 인부들을 모셔 와 직접 공사를 총괄해 진행하게 된다.
기본 인테리어 갖춰진 '징좡팡(精装房)'
물론 모든 신축 집이 모두 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비용을 더 추가해서 기본 인테리어까지 포함된 형태의 '징좡팡(精装房)'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징좡팡은 부동산 개발업체(开发商) 측에서 기본 인테리어까지 완성해 준 형태의 집이다.
즉 한국에서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입주할 때 통일된 방 구조와 기본 인테리어를 입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물론 이 인테리어는 개발업체 측에서 임의로 지정해 '획일적으로' 시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비용은 이미 집값에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장단점은?
신축이어도 일반적으로 기본 인테리어가 돼 있는 것에 익숙한 우리 입장에서 마오피팡은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새카만 시멘트 바닥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 바로 입주를 할 수 없는 데다, 인테리어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골치 아프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새집인데도 새집 같은 느낌이 잘 안 든다.
하지만 그런데도 중국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마오피팡'을 선호하는 데에는 그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오피팡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 어차피 징좡팡의 가격 안에 인테리어 비용이 포함된 거라면 이왕 쓰는 돈 본인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꾸밀 수 있다. 업계 개발업체들의 인테리어 수준에 대한 불신도 있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자신이 직접 하거나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오히려 낫다는 인식이 있다.
게다가 마오피팡의 경우, 공사가 막 끝난 그대로의 상태이기 때문에 '불량 공사' 흔적을 잡아내기 더 쉽다. 일부 부도덕한 개발 업체가 벽에 난 구멍 같은 시공 불량 문제를 벽지로 뒤덮어 가려 버리는 등 문제가 이후에야 적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징좡팡의 장점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바로 들어가 입주하면 되기 때문에 인테리어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어 편하다는 것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일반적으로 마오피팡을 사게 되면, 1~2년이나 지난 후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테리어 업체를 찾고 상담한 끝에 스케줄을 맞춰 시공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시공이 끝난 후에도 6개월 정도 시간을 두기 때문이다. 게다가 빨리 입주한다 해도, 이웃이나 위층의 공사 소음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집을 구매할 때 받는 대출 안에 이 인테리어 비용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집 따로, 인테리어 따로 진행해야 한다면 수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지만, 기본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방 자체에 대한 대출을 받으면 이러한 추가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