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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축 집에는 '변기'가 없다? 왜 그럴까

중앙일보

입력

'유독' 우리나라에서 새집의 인기가 많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새집 증후군이 있을 수도 있고, 크고 작은 불량이 있을 수 있음에도 사람들은 신축을 좋아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련된 외관에 최신식 엘리베이터, 때 타지 않은 깔끔한 집 같은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도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러한 기대를 잠시 접어두어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중국의 '신축 집'들의 모습은 이러한 상상과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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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그대로의 상태, '마오피팡(毛坯房)' 

마오피팡은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중국 신축 집들의 형태다. 시공업체에서 건축은 끝난 상태이지만 어떠한 인테리어도 하지 않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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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오피팡을 구매하게 되면, 시공이 끝난 뒤 자신이 구매한 집을 보러 갈 때 위와 같은 텅 빈 방에 창문과 전선 정도만 깔린 집을 보게 된다. 벽지나 타일, 심지어 변기조차 설치되지 않은 원상태 그대로다. 그래서 이 상태로는 입주할 수 없다.

마오피팡을 구매한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스스로 인테리어를 전부 다 하거나, 인테리어 업자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 인테리어를 할 경우에는 자신이 계획을 짠 후에 재료까지 구매한 후 인부들을 모셔 와 직접 공사를 총괄해 진행하게 된다.

 기본 인테리어 갖춰진 '징좡팡(精装房)'

물론 모든 신축 집이 모두 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비용을 더 추가해서 기본 인테리어까지 포함된 형태의 '징좡팡(精装房)'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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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좡팡은 부동산 개발업체(开发商) 측에서 기본 인테리어까지 완성해 준 형태의 집이다.

즉 한국에서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입주할 때 통일된 방 구조와 기본 인테리어를 입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물론 이 인테리어는 개발업체 측에서 임의로 지정해 '획일적으로' 시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비용은 이미 집값에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장단점은? 

신축이어도 일반적으로 기본 인테리어가 돼 있는 것에 익숙한 우리 입장에서 마오피팡은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새카만 시멘트 바닥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 바로 입주를 할 수 없는 데다, 인테리어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골치 아프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새집인데도 새집 같은 느낌이 잘 안 든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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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데도 중국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마오피팡'을 선호하는 데에는 그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오피팡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 어차피 징좡팡의 가격 안에 인테리어 비용이 포함된 거라면 이왕 쓰는 돈 본인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꾸밀 수 있다. 업계 개발업체들의 인테리어 수준에 대한 불신도 있다. 그래서 번거롭더라도 자신이 직접 하거나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오히려 낫다는 인식이 있다.

게다가 마오피팡의 경우, 공사가 막 끝난 그대로의 상태이기 때문에 '불량 공사' 흔적을 잡아내기 더 쉽다. 일부 부도덕한 개발 업체가 벽에 난 구멍 같은 시공 불량 문제를 벽지로 뒤덮어 가려 버리는 등 문제가 이후에야 적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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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징좡팡의 장점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바로 들어가 입주하면 되기 때문에 인테리어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어 편하다는 것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일반적으로 마오피팡을 사게 되면, 1~2년이나 지난 후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테리어 업체를 찾고 상담한 끝에 스케줄을 맞춰 시공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시공이 끝난 후에도 6개월 정도 시간을 두기 때문이다. 게다가 빨리 입주한다 해도, 이웃이나 위층의 공사 소음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집을 구매할 때 받는 대출 안에 이 인테리어 비용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집 따로, 인테리어 따로 진행해야 한다면 수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지만, 기본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방 자체에 대한 대출을 받으면 이러한 추가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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