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회장 `늑장대응 지적 부적절`

중앙일보

입력

독극물이 섞인 콜라를 마신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한국 코카콜라보틀링㈜ 이명우 회장은 11일 "늑장대응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광주 프라도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부터 '독극물을 섞었다'고 협박했으면 (제품 수거 등)조치를 했을텐데 협박 내용이 '돈을 주지 않으면 독극물을 섞겠다'는 가정이어서 경찰.범인과 소통하면서 물밑에서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발생한 결과를 놓고 늑장대응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건이 잘못되면 심각한 일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인 경찰의 힘을 얻어 신고했고 대응방안도 충분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극물이 섞인 콜라를 마신 사람이나 마실 권리를 제한받는 소비자,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일을 겪은 회사 모두 피해자"라며 "독극물 콜라를 마신 피해자가 100% 완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 수거지역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발생하자 뒤늦게 제품 리콜에 들어간 코카콜라사는 300여명의 인력을 동원, 광주와 담양.화순 지역 6천여개 매장에 공급된 콜라 100만여병(6억원 어치)의 PET 제품을 수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회장의 직접 해명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사는 섬뜩한 내용의 협박을 받고서도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피해를 낳았다는 비난을 피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모(25)씨는 코카콜라가 제품을 전량을 수거하기 전날인 9일 협박범 박모(41.여)씨가 독극물을 투입한 콜라를 마셔 서울 순천향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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