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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했나, 안 했나…헷갈리네

중앙일보

입력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내의 예방접종을 끝내리라-.'

원래는 두 달 전에 모든 예방접종을 끝내야 했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지금까지 늦어지고 있었다. 사실 첫애를 낳았을 때만 해도 병원에서 적어준 예방접종 날짜에서 하루라도 지나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아이가 많아지다 보니 며칠 미루는 것은 우스워졌고, 결국엔 이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게다가 회사 다니면서 출근 후에 문을 열고, 퇴근 전에 문을 닫는 병원에 어떻게 때맞춰 갈 수 있단 말인가. 어쨌든 출근을 늦추거나,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병원을 찾아가거나, 남편이나 아이들 이모.할머니 등 주위 사람을 총동원해가며 이제껏 겨우겨우 예방접종을 해왔다. 오늘도 겨우 시간을 내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갔다. 평소에는 예방접종을 할 때는 A병원을 찾았지만 남편이 B병원으로 가자고 했다.

간호사에게 "예방접종 하러 왔다"고 하니 수첩을 펼쳐보며 어떤 것을 맞힐지를 찾아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 맞히고자 했던 것에 '맞혔다'는 도장이 찍혀 있다! 그것도 B병원의 것이.

'어찌 된 거지? 분명 맞힌 일이 없는데….'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항목이 하나 있긴 했는데, 그건 지난번 A병원에 가면서 수첩을 가지고 가지 않아 주사만 맞히고 도장은 찍지 못했던 거였다. 남편은 옆에서 계속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것을 맞혀야 한다며 우기고, 나는 그건 맞혔다며 우기다 보니 둘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나 보다. 옆에서 보고 있던 간호사가 A병원에 직접 전화를 해서 알아봐 준다며 우리 둘을 만류했다. 알아본 결과 내 말이 맞았다. 아마 막내 예방접종일이 한참이나 지났다고 아침마다 얘기했더니 남편이 어느 날 혼자 데리고 왔었나 보다. 그랬으면서도 아빠란 사람이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려 이런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간호사는 "그럼 오늘은 예방접종 할 것이 없네요. 이제 4~6세 때 MMR만 맞히면 돼요" 하며 우리 부부를 한심해 한다.

에고고, 병원 오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헛걸음쳤다. 병원을 나서면서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럼 4~6세에 해야 하는 예방접종을 첫째와 둘째는 했나, 안 했나.'

◆ 병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 버릇 고치기

① 집에서 아이와 함께 병원 놀이 - 병원 건물만 봐도 울고불고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형님이 가르쳐 준 방법. 집에서 병원놀이를 하라는 거였다. 자주 병원놀이를 했더니 어느 순간 아이가 병원에 가서도 울지 않고 진찰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② 약만 먹으면 토하는 아이 약 먹이기 -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나타나는 행동이다.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엄마.아빠가 먼저 먹는 흉내를 내면서 "맛있다"를 연발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그냥 받아 먹는다. 약 스푼(흐르지도 않고, 용량도 정확히 잴 수 있다. 약국에서도 나눠 주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을 이용하면 좀 더 먹이기 쉽다.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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