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승만 하던 박민지 올해 벌써 2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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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빗속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시즌 1승 선수’를 넘기 위해 3승을 목표로 했다. 남은 1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KLPGA]

빗속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시즌 1승 선수’를 넘기 위해 3승을 목표로 했다. 남은 1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KLPGA]

박민지(23)가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새 얼굴로 떠올랐다. 박민지는 16일 경기 용인 수원 골프장 뉴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3언더파, 합계 14언더파로 안나린(25)을 1타 차로 제쳤다.

NH투자증권 챔피언십 우승 #“올해 목표 3승, 하나 남았다” #교생 다녀온 안나린 1타 차 2위

지난해까지 박민지는 시즌 1승 선수였다. 2017년 데뷔 후 매년 한 번씩만 우승했다. 올해는 아직 시즌 초인데 벌써 2승이다.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의 시즌 다섯 번째 대회다. 박민지는 3주 전 열린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했다. 이로써 박민지는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올랐다. 통산 6승이며, 상금 랭킹 1위에도 올랐다.

안나린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초반 공동 선두가 되기도 했고,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했다. 두 선수는 샷 거리가 비슷하고 빗속에서도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치열한 퍼트 싸움이 벌어졌다. 박민지가 경기 중반 버디 퍼트를 넣으며 2타 차로 앞서갔다. 14번 홀에서 안나린이 8m짜리 버디를 넣고 박민지의 2.5m 버디가 홀을 돌아 나와 한 타 차로 좁혀졌다.

박민지는 이후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안나린이 17, 18번 홀에서 클러치 퍼트를 넣지 못했다. 그렇게 박민지가 한 타 차로 이겼다. 특히 17번 홀 안나린의 퍼트는 아깝게 홀을 스쳤다. 평소 표정이 거의 없는 안나린이 매우 아쉬운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박민지는 “첫 우승 후 다음 대회에서 컷 탈락을 했는데, 내가 좀 오만했던 것 같다. 겸손하게 경기하려고 했다. 그린 뒤쪽이 높은 오래된 골프장이라서 그린을 넘어가면 어렵기 때문에 짧게 치려고 노력했다. 시즌 2승이란 걸 처음 해보는데 마침 메인 스폰서 대회여서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민지는 또 “올해는 ‘시즌 1승 선수’를 넘어 3승을 목표로 했다. 2승을 했으니 남은 1승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틀 전 우승하는 꿈을 꿨다. 흥분하면 안 될 것 같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다. 꿈이 현실이 됐고,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어려울 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낸 뒤 지난 시즌 후반에 2승을 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나린은 이번 대회가 시즌 두 번째 대회다. 건국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그는 교생 실습을 하느라 최근 몇몇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그는 “다른 교생처럼 평범하게 있고 싶어 골프선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생들이 알고 있었다. 교생을 해보니 정말 쉬운 일이 없다는 걸 느꼈다. 걱정했는데 나름 잘 됐다. 다음 대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부진한 최혜진은 이날도 5오버파를 쳐 최종합계 4오버파 63위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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