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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내친구] 동네 축구 붐 … 안전하게 즐기려면

중앙일보

입력

작은 구장서 작은 공으로 짧게
푸싱 파울도 위험 … 레드카드를

축구는 부상을 입기 쉬운 격렬한 운동이다. 부상 위험도가 농구와 거의 비슷하다. 선수의 경우 1000시간당(훈련시간 포함) 6~7건꼴로 부상을 당한다. 이 중 89%는 발목을 삐는 정도지만 나머지 11%는 한 달 이상 치료를 요하거나 경기에 나가기 힘든 큰 부상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조기 축구회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졌다. 주말을 이용해 공을 차는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도 늘었다. 이들 중엔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던 40.50대 중년도 허다하다. 동네 축구, 안전하게 즐기기를 알아보자.

◆ 발목과 무릎이 취약=축구 선수는 한 경기에 보통 10~15㎞를 뛴다. 동네 축구 선수의 주행거리도 전.후반 30분에 7~8㎞나 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드리블.슛.태클.헤딩.점프 등 모든 동작에서 부상의 위험이 도사린다.


축구에서 부상을 가장 많이 입는 부위는 발목이다. 다음은 무릎.넓적다리.허리.얼굴.어깨 순. 헤딩하다가 뇌진탕 등 머리 부상도 입는다.

을지의대 족부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가벼운 부상은 동네 축구에서 더 빈번하다"며 "기술이 서툴고 부상을 피하는 요령을 잘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십자인대 손상이나 아킬레스건 파열도 종종 일어난다.

포지션별론 미드필더의 부상 위험이 가장 높다. 다음은 수비수.공격수.골키퍼 순이다. '중원의 지배자'로 각광받는 미드필더는 드리블.페인트 모션을 자주 취해야 하므로 무릎 연골.발목 인대 부상 위험이 크다. 공격수와 수비수는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점프.헤딩을 하다가 부상을 잘 당한다.

◆ 동네 축구에서 백태클은 금기=동네 축구에선 부상 위험이 큰 백태클과 헤딩 시 미는 푸싱 파울은 금물이다. 승리욕이 넘쳐 이런 동작을 시도하면 심판이 지체 없이 '레드 카드'를 꺼내야 한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워밍업.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도 부상을 막아 준다. 건국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인식 교수는 "근육이나 힘줄이 경직된 새벽 운동을 할 땐 워밍업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보다 아침 운동 중 무릎 인대.아킬레스건 손상 위험이 높다. 또 몸이 풀리지 않으면 경기 후반부에 근육 경련(쥐).근육통이 올 수 있다.

기본적인 축구 기술을 익힌 뒤에 경기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킥할 때 무게 중심을 잘 잡는 훈련과 드리블 훈련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무더운 여름엔 탈수를 고려해야 한다. 운동 전과 도중에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한다.

◆ 충분히 쉬는 것이 부상 재발 방지책='팀가이스트' 등 선수용 공인 공보다는 크기가 작은 공으로 축구를 하는 것도 부상 예방을 돕는다.

동네 축구나 유소년 축구에선 배구공 크기면 적당하다. 작은 공을 쓰면 넓적다리 근육 파열, 헤딩 시 머리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어서다. 동네 축구에선 또 경기 시간, 경기장의 크기를 정식 규격의 절반 정도로 짧고 작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치고 힘이 빠지면 그만큼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부상을 입은 후엔 충분히 쉬는 것도 부상 재발을 막는 방법이다.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최일용 교수는 "축구를 하다 발목을 삐면(염좌) 처음 이틀은 냉찜질(얼음찜질)을 하고 그 뒤 2~3일은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며 "통증이 가라앉더라도 2~3주 지난 뒤에 다시 축구화를 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대 손상 등 무릎에 부분적인 파열이 있으면 4~6주 뒤에 운동을 재개하는 것이 현명하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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