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언제쯤 돈 벌까? 매출 늘었지만 적자 폭도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13 11:35

업데이트 2021.05.13 11:45

미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올해 첫 실적을 내놨다. 1분기 매출은 4조7000억원, 영업손실도 약 3300억원이다. 쿠팡 측은 13일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되고 락인(lock-in)효과로 매출이 74% 늘었다"며 "또 일회성 주식보상비용과 일반 관리비 증가로 손실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주식보상비용은 약 980억원 정도다.

1분기 매출 4조7000억·손실 3300억

지난 3월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된 모습. [사진 쿠팡]

지난 3월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된 모습. [사진 쿠팡]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

쿠팡이 화려하게 뉴욕 증시에 입성했지만 1분기에 적자 폭이 커지면서 언제쯤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뉴욕 증시 상장 직후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언제 이익을 낼 것인가’란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 바 있다. 여기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롯데나 신세계 같은 전통의 유통 강자와 네이버 등이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61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위는 쿠팡이 아닌 17%를 점유한 네이버다. 뒤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등의 순이다. 또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 판도는 다시 한번 요동치게 된다. 쿠팡이 계획대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마음만 먹으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셈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69달러까지 갔던 주가도 사실상 반 토막

쿠팡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은 12일(현지시각) 전날보다 2.54% 하락한 3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시 공모가(주당 35달러) 수준까지 밀렸다. 상장 직후 쿠팡의 주가는 한때 69달러에 달했던 걸 고려하면,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업계에선 국내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도 약 1000억 원어치의 쿠팡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쿠팡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서학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쿠팡 투자와 관련 ‘중립(Neutral)’의견을 낸 바 있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을 지배하는 아마존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평가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쿠팡은 "손님도 구매액도 늘었다" 자신 

물론 쿠팡에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올 1분기 활성 고객 수(Active Customer)는 1600만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보다 21%가 늘었다. 활성 고객은 올 1분기 동안 1회 이상 쿠팡에서 구매한 소비자를 뜻한다. 쿠팡 측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2800만명)의 절반 이상이 쿠팡 고객인 셈"이라고 밝혔다. 활성 고객 1인당 구입액은 262달러(29만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가 커졌다.

하지만 쿠팡이 언제쯤 이익을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상장 직후 쿠팡 주가는 거품이 낀 측면이 있었다"며 "수익 부진과 치열해진 시장 경쟁, 정부의 이커머스 규제 드라이브가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와 배송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업체 특성상 쿠팡은 단기간에 이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고, 이베이코리아 인수해 덩치를 키운 경쟁사들이 출몰할 경우 쿠팡의 흑자 전환 시기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기ㆍ이병준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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