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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수술로 치료한다

중앙일보

입력

약물투여에 의존하고 있는 천식을 외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미국에서 시도되고 있다.

이는 기관지 열성형술(bronchial thermoplasty)이라고 불리는 기술로 가느다란 카테터(도관)를 폐 안의 기관(氣管)에 밀어넣어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부어오른 평활근 조직을 고주파로 제거함으로써 환자의 호흡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폐가 어떤 무엇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평활근이 경련을 일으켜 기도가 좁아지면서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이러한 일 되풀이되면 평활근이 두꺼워지고 기도는 더욱더 좁아지게 된다.

기관지 열성형술은 이렇게 부풀어 오른 평활근을 약50%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외과적 치료술은 미국의 일부 의료기관에서 실험되어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 수술장치를 개발한 미국의 애즈머틱스(Asthmatx) 사는 국내 18개 의료기관을 포함, 총30개 의료기관에서 중증 천식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카테터는 코나 목구멍을 통해 폐의 기관지로 밀어넣게 되며 좁아진 기도에 이르면 카테터 끝에 있는 와이어 바스켓(wire basket)을 부풀려 기도벽에 닿게한 다음 이를 통해 고주파를 쏘게 된다.

임상시험이 실시될 의료기관 중 하나인 헨리 포드 메디컬센터 중재호흡기과 과장 마이클 시모프 박사는 이 기술을 전자레인지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서 고기를 익히면 외피는 타지 않은채 속이 익는 것 처럼 기관의 얇은 내막을 통해 고주파를 쏘면 내막은 손상되지 않고 그 속에 들어있는 평활근만 고열에 의해 분해된다는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약물이 잘 듣지 않는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환자는 외래에서 3차례 30분씩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관은 워낙 예민하기 때문에 수술 직후 천명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인 효과는 아직 모른다. 또 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에는 천식환자가 2천만 명을 넘고있는데도 천식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천식은 약물로 치료가 잘 되지만 아직도 천식환자들이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가 연간 200만 건에 이르고 있고 매년 5천 명이 천식으로 사망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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