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과 의료진, 의료 물자가 부족해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인도 북부 갠지스강에서 시신 40구 이상이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는 “사람들은 강물에서 시체가 떠내려오는 종말론적인 상황과 함께 하루를 맞이해야 했다”고 전했다.
인도 코로나19 상황 악화일로 #WHO ‘인도발 변이’ 우려변이로 지정
TOI에 따르면 시신들은 인도 북부 비하르주와 우타르프라데시주 사이의 갠지스 강변에서 발견됐다. 한 지역 주민은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화장할 여력이 되지 않자 사람들이 강에 수장시켰다”며 “이때문에 주민들은 강가를 찾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강에서 떠내려온 시신이 150구가 넘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지 당국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숨졌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에 착수했다. 한 당국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신들의 상태로 볼 때 최소한 4~5일은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시신이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해당 지역의 순찰을 늘리는 한편, 시신을 강에 유기하는 사람을 처벌하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한 지역 주민은 “장례 비용을 부담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강은 마지막으로 의지할 곳”이라며 “이들은 강으로 시신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인구 1억9998만명으로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로 꼽힌다. 누적 확진자도 130만명을 넘어서며 인도 주들 중 3번째로 많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우타르푸르데시주에서 열린 지방 선거에서 노조의 반대에도 수십만의 공무원들이 투표소로 동원됐다”며 “이들 중 많은 수가 코로나19에 걸려 건강 관리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52세 고등학교 교사인 아루노데이 프라카시 미슈라는 선거를 지원하며 수십 명의 사람들과 작은 방에서 머물러야 했다. 그는 곧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겪었지만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에서 병상을 구하지 못하고 숨졌다. 미슈라의 동생은 WSJ에 “끝까지 말렸지만,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가 정직을 당하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말에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우타르푸르데시주에선 선거 직후 700명 이상의 교사를 포함해 2000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사망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B.1.1.7),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B.1.35),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P.1)에 이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B.1.617)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WHO는 인도 변이 바이러스를 ‘관심 변이’로 분류해왔지만 이번에 위험도를 격상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높은 전염성을 가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정보가 있다”며 “이에 따라 인도발 변이를 국제적 수준의 우려 변이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