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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차 스승의날 맞는 교사들…78% “교원 사기 추락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2년 차를 맞은 교원 상당수가 사기 저하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한 만족도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1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스승의날을 맞아 지난달 26일부터 열흘 동안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7991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교총은 매년 스승의날마다 교원 인식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교원 78% "최근 1~2년 사기 떨어졌다" 

지난 3월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갑을 착용한 교사가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갑을 착용한 교사가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문 결과 교원의 78%는 지난 1~2년 사이에 사기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35.5%)은 '매우 떨어졌다'고 답했다. 한국교총은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높게 나온 이유로 각종 교권 침해와 업무 가중 등을 이유로 꼽았다.

교원 중 34.3%는 사기 저하가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기피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이어 사기 저하의 여파로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20.8%), ‘헌신, 협력하는 교직 문화 약화’(19.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 역량 저하’(16.1%)를 우려했다.

절반 이상(50.6%)의 교원들은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권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지난해 원격수업이 본격화하면서 초상권 침해 등 새로운 형태의 교권 침해사건이 불거져 교단에 파문을 일으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교육 활동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85.8%에 달했다. 원인은 원격수업 전환과 급증한 방역 업무다. '원격수업과 학습격차 해소 노력'(20.9%)과 '교내 방역 업무 가중'(19%)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큰 부담을 준 원인으로 조사됐다.

교직 만족도, 코로나19 이후 급락 

지난해 8월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바뀐 교단 분위기는 교원들의 낮은 직업 만족도로 나타났다. 교직 생활을 하며 행복한지 묻는 질문에 교원 중 35.7%만이 '그렇다'(매우 그렇다·대체로 그렇다 합계)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52.4%였던 만족도가 지난해 32.1%로 급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 부담을 호소한 교사들은 가장 필요한 교육 정책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46.1%)을 꼽았다. 교원단체들은 교육 여건 개선과 방역 편의성 등을 이유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고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각각 25.2명, 23.4명이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학생 건강 보호와 맞춤형 교육 등을 위해선 교원에 무한책임만 부과해서는 안 된다”며 “정규교원 확충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고, 교원의 행정업무를 줄여 교육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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