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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학생 심신 밸런스 관리에 맞춰 새로운 한방 탕약·건기식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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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자녀가 학교생활을 시작하면 여기에 ‘학업’이라는 전제 하나가 더해진다. ‘건강하면서 학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20년 가까이 청소년의 심신 건강을 살펴온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은 건강과 학업을 모두 잡는 데 육체적 활력 강화와 심리적 긴장 이완의 ‘심신 밸런스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를 만나 학생·수험생 심신 관리법을 들었다.

인터뷰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


-요즘 아이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

“보통 10세가 넘어가면 육체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로 찾아온다. 부모들이 학원에 보내기 시작하는 시기다. 갑자기 틱 증상이 생기거나 울분을 표하는 자해적 행동 등 각기 다른 심리행동적 패턴을 보인다. 그래서 요즘엔 ‘초3병’이라는 말이 생겼다. 높은 기대수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시험에서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강박, 우울, 불안, 위축감 등이 원인이다. 마치 휴화산 같은 느낌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을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이유로 아이들이 늦게 잔다. 여기에 정신적인 피로까지 더해져 얕은 수면을 취하게 된다. 그러면 마음의 찌꺼기가 남게 된다. 미세아교세포가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상태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 찌꺼기를 처리하는 세포다.”

-그러면 이상적인 상태는 어떤 건가. 

“우선 육체적으로 건강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뇌도 몸의 일부일 뿐이다. 건강한 육체를 만들고 그 상태에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 않나. 몸이 에너지를 먼저 치료하는 데 쓰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도가 높은 뇌 상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즉 심리적 불안감이 최소화하고 부모의 잔소리나 꾸짖음, 실망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심신 상태를 가장 방해하는 요소는. 

“스트레스로 함축된다. 스트레스는 형제자매 간의 경쟁심에서도 온다. 무서운 화를 장착시키는 기제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뇌에서 좋은 시냅스 연결 상태가 만들어진다. 자녀 본인이 격려받을 수 있는 취미 활동을 부모가 눈여겨보고 학업과 병행하도록 장려하는 게 필요하다.”

-한의학적인 팁이 있다면. 

“한방차(茶)를 권한다. 진피차를 많이 추천한다. 진피는 귤껍질을 말하는데, 긴장을 완화하고 불안감과 근육 경결을 이완하며 소화도 돕는 대표적인 약재다. 모과차는 근육의 이완을 도와 일정한 자세로 과부하가 걸린 어깨 등의 근육을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

 -수험생을 위한 처방도 있지 않나. 

“많이 알고 있는 ‘총명탕’은 중국 명나라 때 태의원 의관인 공정현 선생이 쓴  『종행선방』에 기록돼 유명해졌다. 허준 선생은 총명탕에 대해 ‘건망증을 치료하고 오래 복용하면 매일 천 마디 말을 암송할 수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또 ‘주자독서환’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 선생처럼 책을 열심히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이름 붙여진 처방이다. 또 장원급제를 위한 약이라고 하는 ‘장원환’도 있다. 모두 육체적 기능을 활성화하고 정신적 피로를 완화하는 심신의 이중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처방들이다.”

 -직접 새로운 처방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제 박사 논문에서 ‘시험총명탕(HT008-1)’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기존 총명탕은 백복신·원지·석창포 3개 약재로 구성돼 있는데, 시험총명탕은 인삼·가시오갈피·당귀·황금 4개 약재로 만든 것이다. 118명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 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진행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비교 연구다. 두뇌 보호 한약으로 복합처방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효과를 입증한 것은 시험총명탕이 국내 최초다. 연구결과 대상자들의 인지 기능과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 처방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개발 공동연구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두 가지로 나뉘는데, 신체 활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제품에 시험총명탕 처방이 부원료로 들었다. 단, 시험총명탕 중에서 황금을 뺀 인삼·가시오갈피·참당귀 등이 들어갔다. 맞춤 처방이 아닌 만큼 황금이 소음인에겐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다. 또 스트레스 완화와 숙면을 유도하는 제품에는 진피복합추출물을 넣었다. 수험생의 심신 양 측면을 두루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험생 건강관리에 여념이 없는 부모들에게 당부한다면. 

“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건 긍정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그 책임의식이 너무 과할 때가 있다.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정상적으로 성장·발달해야 하는 현재 진행적 존재다. 점수나 최종 결과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지근거리에서 서로 협업하는 자세로 임하길 권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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