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검사장 된 김오수, 그때부터 카톡창엔 "현실은 정직"

중앙일보

입력 2021.05.05 05:00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 3일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을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 될 그는 검찰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검찰 조직 안정화 이뤄야하는 책무를 맡게 됐다. 그가 한 ‘말말말’을 짚어봤다.

“세상에 무슨 씨가 있느냐”

지난 2005년 대검찰청이 모은 검사 미담집에는 당시 장흥지청장이던 김 후보자의 일화가 실렸다.

불우청소년을 돌보는 사회복지기관 관계자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원생들이 기초교육을 따라가지 못하고 방황하기 일쑤다. 씨는 어쩔 수 없나보다”고 하자 김 후보자가 “세상에 무슨 씨가 있느냐.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고 검사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 본인이 전남 영광군 홍농읍 가곡리 농촌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부 차관을 거쳐 검찰의 수장에 지명된 입지전을 쓰고 있다.

김오수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장검사가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선정 및 입주권 취득 등과 관련 수억여원을 받은 지자체 공무원과 지방의원 의원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장검사가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도시계획시설사업 부지선정 및 입주권 취득 등과 관련 수억여원을 받은 지자체 공무원과 지방의원 의원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실은 정직하다”

김 후보자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현실은 정직하다’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근혜 정부 때였던 지난 2013년 이른바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했을 때쯤부터 이 메시지를 설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적극적인 성품과 오랜 특별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 수사역량 강화에 헌신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함께 검사장으로 승진했던 이들은 검찰 내 ‘여성 1호’ 타이틀을 독식했던 조희진 전 동부지검장, 이금로 전 법무부 차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김호철 전 대구고검장 등이다.

“세계 최고 과학수사가 목표”

이후 김 후보자는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초대 부장으로도 발탁됐다. 당시 김 후보자는 ‘세계 최고 과학수사가 목표’라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학수사에 대해 “현미경과 망원경을 함께 보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미경을 보듯 주요사건을 꼼꼼하고 엄정하게 들여다보며 지휘하고 망원경을 보듯 일선 청의 여러 사건을 함께 망라하며 과학수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당시 과수부는 개인정보를 요구해 금융자산을 빼가는 피싱 범죄에 동원되는 가짜 검찰 홈페이지를 자동으로 탐지해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재판에 쓰인 거짓말탐지검사를 한 사건들을 심층 분석해 법원이 최종 유죄 판결한 사건과 91%가 일치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 오른쪽 세 번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

2019년 10월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 오른쪽 세 번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

“최고의 차장검사였던 시간 기억한다”

지난 2017년에는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투신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당시 법무연수원장이었던 김 후보자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게재된 변 검사 추모글에 “최고의 차장검사였던 시간들을 기억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변 검사는 김 후보자가 북부지검장으로 근무할 당시 차장검사로 호흡을 맞췄던 연이 있다.

이후에도 김 후보자는 매년 기일이면 변 검사가 안치된 경기도 용인 추모공원을 찾아 참배할 정도로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고 한다. 법무연수원장 때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 후보자는 이후 법무부 차관으로 발탁되면서 박상기‧조국‧추미애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김수민‧강광우‧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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