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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 3명 중환자실행…"백신 압박 그만" 경찰이 들끓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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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ㆍ소방 등 공무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ㆍ소방 등 공무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경찰관들이 연이어 중환자실로 실려 가자 경기북부경찰청 직장협의회연대가 “접종을 놓고 실적 압박은 그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3일 경기북부청에 따르면 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연대는 “접종이 어려운 개인 사정을 배려하고 실적 압박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지난달 30일 경찰 내부망에 올렸다.

직장협의회는 “백신 접종은 경찰로서 주어진 소중한 기회지만 차마 밝히기 힘든 사유로 접종을 고민하는 직원들도 있다”며 “접종 실적을 비교하며 압박하고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접종을 강요하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부서별로 백신 예약률을 비교하거나 접종을 안 하는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사실상 지휘부가 백신 접종을 강권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백신을 맞은 경찰관들이 연이어 중환자실로 실려 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제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50대 A 경감은 지난달 28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은 뒤 지난 1일 반신마비 증상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2일에는 경기남부청 소속 여성 경찰관 B씨가 AZ 백신 접종 사흘 만에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의식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산서부경찰서 소속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50대 C 경위는 1일 새벽 자택에서 호흡곤란 등 위독 증상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전날 AZ 백신 접종을 받았던 C 경위는 치료 후 의식을 되찾았고 현재는 대화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기북부청은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의사와 상담해 접종 여부를 개인이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사회필수요원 우선 접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예약 관련 통계를 취합하기는 했으나 접종 관련해서는 통계를 취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접종을 강요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경찰청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에서도 통계를 취합하는 건 접종 강요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청 직장협의회는 설립 취지에 따라 경찰서장과 면담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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