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당뇨·유방암 등 인간 질환 유발 생쥐 개발

중앙일보

입력

유방암과 치매, 당뇨 등 난치성 인간 질환 유발유전자를 이식한 형질전환 실험생쥐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소속 국립독성연구원은 신종 유방암 유발 생쥐, 독성 평가용 생쥐, 치매 유발 생쥐, 당뇨 유발 생쥐 등 모두 9종의 질병 유발 실험동물들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독성연구원은 이들 실험동물을 특허 출원했으며, 이 중에서 2종은 등록되었고 7종은 심사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들 실험생쥐는 유전자 미세이식 기술을 이용해 질병 유발 유전자를 주입한 수정란을 대리모 생쥐에 이식하는 과정을 통해 태어났다.

독성연구원은 DNA지문검사를 통해 이들 실험동물이 인간 질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유발 생쥐 '유순이'는 자궁암, 생식기암 등 악성종양을 일으키는 HPVE6 유전자를 이식한 것으로 현재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수의과대학에 제공돼 유방암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독성 평가용 생쥐 '독돌이'는 약물대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시토크롬이란 인간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이다. 이 실험동물은 따라서 인간과 동일한 약물대사 과정을 나타내기 때문에 의약품과 다이옥신 같은 오염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등을 규명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치매 유발 생쥐는 모두 다섯 종이 개발됐다. 인간 치매 질환을 유발하는 APPsw, hPS2m, PS-2, APP/C-105, hNCTm 등의 유전자들을 이식한 실험동물들이다.

알츠하이머라는 병명의 글자를 각각 따서 '알돌이', '츠돌이', '하돌이', "이돌이', '머돌이'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들 치매 유발 생쥐는 연세대 의대,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충북대 등에 제공돼 치매발병 기전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당뇨 유발 생쥐 '먹순이'는 당뇨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이식해 인간과 유사한 생리적 특성을 나타내도록 만든 형질전환 동물이다. 당뇨의 발병 메커니즘과 신약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성연구원 실험동물자원팀 조정식 팀장은 "인간 질환 유발 실험동물들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모델동물로서 의학과 생명공학분야 연구에 적극 활용되면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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