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AI 대비 국경넘는 철새 포획 조치

중앙일보

입력

브라질 정부가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철새의 주요 이동경로인 북동부 지역에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AI 검역에 필요할 경우 철새를 수시로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농업부는 이날 철새의 주요 이동경로에 위치한 북동부 페르남부코 주에 2개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철새의 도래 현황을 정밀 파악하도록 하는 한편 AI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시 포획해 전문 연구소의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감시초소가 설치된 지역은 페르남부코 주 페르난도 데 노롱야 군도와 코로아 도 아비앙 섬으로, 평소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지역으로부터 날아오는 철새들의 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가브리엘 마시엘 브라질 농업부 축산방역국장은 "브라질은 철새에 의한 AI 감염 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예방조치를 위해 철새 도래지에 감시초소를 설치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감시초소 설치 뿐 아니라 AI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연구소 운영에도 대규모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시엘 국장은 페르남부코 주 외에도 철새의 도래가 예상되는 리오 그란데 도 술, 파라나, 마토 그로소 도 술 등 남부 3개 주와 바이아, 리오 그란데 도 노르테, 마라냥, 파라, 아마파 등 북부 5개 주에서도 감시초소 설치와 포획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 1월 AI 확산에 대비해 1억 헤알(약 4천600만달러)의 예산을 편성, 연구소 시설 현대화와 위생검역활동 등에 투입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AI가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즉시 세계 최대의 닭고기 수출국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물론 국내 양계업계의 연쇄도산 사태로 인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전 세계 150여 개국에 280만t의 닭고기를 수출해 35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세계 최대의 닭고기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AI 확산으로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닭고기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가 줄어든 19만8천887t에 머물렀으며, 지난 1월에 비해서도 수출량이 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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