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송영길 당선..문빠가 변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02 21:37

업데이트 2021.05.02 21:50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기를 건네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35.60%의 총득표율을 기록, 홍영표·우원식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기를 건네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35.60%의 총득표율을 기록, 홍영표·우원식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뉴스1

민주당 대표에 비문 송영길 당선..예상보다 친문 표 많이 얻어
표몰이 해온 친문 권리당원표 분산..친문 비문 균형 택한듯

1.송영길 의원이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송영길 당선에 주목하는 이유는..첫째 그가‘무계파’를 주장한‘비문’이라는 점. 둘째 그의 신승이 다소 의외라는 점 때문입니다. 송영길은 35.60%를 득표,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35.01%)을 간발의 차이(0.59%P)로 이겼습니다.

2.표분석을 해보면..간발의 차이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표선출권은 대의원 표 45%, 권리당원 표 40%. 당원여론조사 10%, 국민여론조사 5%로 구성됩니다. 송영길은 대의원 표에서 이겼습니다. 송영길 34.97% 홍영표 33.47%. 홍영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겼습니다. 홍영표 36.62% 송영길 35.95%.

3.민주당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세력은 권리당원, 흔히 말하는 친문세력입니다. 2015년말 이후 안철수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위기에 처한 문재인 대표체제를 ‘지켜야한다’며 온라인으로 대거 입당한 열성지지자들입니다. 이들 중 소수 강경 문빠들이 온라인으로 전략적인 표몰이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주요 민주당내 선거에선 이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4.송영길은 ‘민주당 이름 빼고 다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반면 친문핵심인 홍영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문빠들의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송영길은 ‘상대의견을 진압하려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영표는 ‘당심(권리당원의 마음)이 민심’이라며 옹호했습니다. 당연히 친문 권리당원의 몰표가 홍영표에게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5.한편 대의원은 대개 현역의원과 지역위원장의 영향권 아래 있는 당료와 현장정치인들입니다. 2015년 온라인 입당이 제도화되기 이전 인맥으로 엮이던 아날로그식 조직의 후예들입니다. 현장활동가들이기에 현장 민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양합니다. 대개 당에 오래 몸담아 왔기에..대표 3수에 나선 5선 의원인 송영길에 다소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6.예상을 빗나간 건 권리당원의 표몰이가 생각보다 약했다는 점입니다. 불과 0.67%P에 불과합니다. 전체 득표차(0.59%P)와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친문 강경파들이 4ㆍ7 보궐선거 패배를 반성한다는 초선의원들을 향해 문자폭탄을 맹폭하며 표몰이를 했지만 실제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말한 것처럼 폭탄 투척은 1천명의 반복동작에 불과했나 봅니다. 권리당원은 69만5천명입니다.

7.물론 권리당원이나 친문의 영향력은 아직 막강합니다. 이날 같이 뽑힌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친문입니다. 최고위원 최다득표 김용민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문자폭탄을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검찰개혁 선봉입니다. 최고위원 중 여성 두 명이 약한 친문이랄 수 있습니다. 3등 백혜련 의원이 이재명계, 5등 전혜숙 의원이 이낙연계로 분류됩니다.

8.결과적으로 권리당원들은 당대표로 비문을 뽑고, 최고위원에는 친문을 확실히 박아 균형을 잡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호중 원내대표가 친문이란 점까지 감안하면..친문 주도에 비문 양념처럼 보입니다.
친문은 아직도 당을 장악하고 있습니다만..외형적인 강성 분위기와 저변의 흐름은 달라 보입니다. 어쩌면 재집권 전략에 따라 변신을 시작한 듯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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