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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대충대충 때우는 판에…점심 '골고루' 안 먹으면 골골

중앙일보

입력

"점심(點心)은 마음(心)에 점(點) 하나만 찍을 정도로 가볍게 하는 것이다?" 아침식사가 건강과 장수에 중요하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점심에 대해선 언급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많은 사람이 하루 세 끼 가운데 점심 식사를 '홀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점심은 우리 식생활에서 허리에 해당한다. 축구의 링커처럼 중요하다.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현 교수는 "점심 식사 뒤 오후 시간이 하루 중 운동.활동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라며 "점심 때 열량.영양소를 적절히 공급하지 않으면 오후에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없고, 공복감.피로감이 저녁까지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또 점심을 거르거나 패스트푸드 등으로 간단히 때우면 저녁을 과식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적당한 점심 식사량은=최근 한국인의 하루 권장 열량이 과거보다 100㎉ 상향 조정됐다. 남성에겐 하루 2600㎉, 여성은 2100㎉를 섭취하라고 권한다. 아침.점심.저녁 식사의 이상적 열량 섭취 비율은 0.9:1:1이란다. 따라서 점심 때 남성은 900~950㎉, 여성은 700~750㎉ 먹는 것이 좋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는 "남성에게 권할 만한 점심 메뉴론 밥 한 공기(약 300㎉)+고기 한 토막(탁구공 크기)+작은 생선 한 토막+채소 3접시(김치 1접시 포함)+귤 등 과일(중간 크기) 한 개"이며, "여성에겐 밥 한 공기+고기와 생선 1.5토막+채소 2.5접시(김치 포함)+과일 한 개"를 추천했다. 이 정도 먹으면 열량.영양소 모두 '적당하다'는 것이다.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라=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식이란 것은 이제 상식. 상명대 외식영양학과 유춘희 교수는 "'간단식'인 아침 식사를 통해 이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란 극히 어렵다"며 "점심마저 5대 영양소 가운데 어느 하나를 빼고 먹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대개 탄수화물은 밥, 단백질은 고기.생선.콩, 지방은 고기.식용유, 비타민과 미네랄은 채소.과일을 통해 보충된다.

아침을 거르거나 너무 적게 해서 오전 내내 힘이 없는 상태로 지냈다면 점심 때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금 늘릴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은 소화되는 시간이 짧고 금세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자장면.칼국수.설렁탕 등 '일품요리'를 점심 메뉴로 선택해서는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비빔밥은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점심 메뉴로 꼽힌다.

다양한 점심 반찬의 건강 효과=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점심 반찬으로 흔히 오르는 식품 중에는 건강에 유익한 것이 많다"며 "마늘은 하루에 반쪽만 먹으면 암을 50%까지 예방하는 최고의 항암식품"이라고 소개했다.

고등어는 주 2회 가량 섭취하면 혈액을 깨끗하게 해준다. 버섯은 열량이 낮으면서 일찍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E가 풍부한 호두를 반찬 또는 간식으로 먹으면 노화를 억제하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준다. 달걀도 하루 한두 개는 상관없다. 흰자엔 콜레스테롤이 일절 들어 있지 않으며 노른자에 든 레시틴은 기억력을 높여주고, 치매를 예방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풋고추를 곁들이면 안에 들어있는 비타민C가 면역력을 높여 감기에 잘 걸리지 않게 된다. 김엔 비타민 A가 풍부해 시력을 보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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