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AI 인체 감염 사례 첫 확인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서도 AI(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4일 국내에서 AI가 유행했던 2003년 말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데 참여했던 11명의 혈청을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 보내 AI 바이러스인 H5N1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AI 위험지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며, 외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AI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들 감염자 모두 감염은 됐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하는 AI 환자는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살처분 종사자들에게는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해 전원 AI 예방약인 타미플루가 투약됐었다.

질병관리본부가 미국 CDC에 항체검사를 의뢰한 것은 지난해 11월16일이며, 그 결과가 23일 전달됐다.

이에 앞서 본부는 살처분 종사자 2000여명 중 318명의 혈청을 검사, 이중 AI 감염이 의심되는 11명의 혈청을 미국에 보냈다.

본부는 이미 2004년 연초 AI 감염 증상이 의심되는 142명에 대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모두 음성 반응을 확인했었다.

본부 박기동 전염병팀장은 "실제로 AI 증상이 의심되는 대상자는 2004년 초 PCR 검사를 통해 모두 음성 반응을 확인을 했으며 이후 증상은 없지만 감염됐을 수 있는 '무증상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바이러스인 H5N1은 인체감염이 가능한 고병원성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해온 H5N2나 H5N7 등 인체 감염이 안되는 저병원성 바이러스와는 차이가 있다.

H5N1은 일본에서도 올해 1월에 77명이 감염되는 등 무증상 감염이 두차례 발생했었다.

오대규 본부장은 "당시 살처분에 참여했던 나머지 종사자들의 혈청 1천600건 모두에 대해 항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AI 환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정상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 본부장은 "현재로선 임상적으로 사람간 전파의 공중 보건학적 위험이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AI 청정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닭.오리고기나 계란은 안전하므로 평상시 대로 안심하고 소비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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