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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내 퇴직금 어디서 어떻게 쌓이는지 아세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서지명의 연금테크(3)

은퇴와 노후는 더이상 5060세대만을 위한 용어는 아니다. 이른 나이에 경제적 독립을 이뤄 조기은퇴를 꿈꾸는 이른바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많은 직장인의 꿈이자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 소득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산을 어떻게 굴리느냐가 관건이다. 주식, 부동산뿐만 아니라 연금도 마찬가지. 그저 쌓아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굴려야 한다. 연금을 잘 굴리는 방법, 이를 위해 알아둬야 할 것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자신의 퇴직연금이 무슨 형인지, 어느 금융회사에 적립되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 이 질문을 듣고 단번에 대답할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모르겠다면 당장 인사팀에 문의해보자. 내가 퇴사하면 받게 될 퇴직금이 무슨 형이고, 어느 금융회사에 적립되고 있는지 말이다. 그 전에 알아둘 게 있다. 퇴직금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DB형과 DC형이다. 한국말로는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이라고 옮기는데 사실 이 말이 더 어려우니 그냥 DB형과 DC형이 있다고만 알아두자.

이중 DB형은 회사가 알아서 해준다. 흔히들 아는 기존의 퇴직금 정산방식과 동일하다. 퇴직금을 정산할 때는 퇴직할 당시의 월급을 기준으로 하는데, 퇴직 직전 3개월의 평균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해 지급한다. 근로자 입장에서 따로 고민할 게 없다.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모른다면 당장 인사팀에 문의해보자. 내가 퇴사하면 받게 될 퇴직금이 무슨 형이고, 어느 금융회사에 적립되고 있는지 말이다. [사진 pxhere]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모른다면 당장 인사팀에 문의해보자. 내가 퇴사하면 받게 될 퇴직금이 무슨 형이고, 어느 금융회사에 적립되고 있는지 말이다. [사진 pxhere]

근로자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하는 건 DC형이다. DC형은 퇴직금을 1년에 한 번씩 매년 계산해 선지급하는 방식이다. 퇴직금을 1년에 한 번씩 중간정산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퇴직금을 미리 당겨 받고 그냥 묵혀두면 말짱 도루묵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 임금인상률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스스로 퇴직금을 키워가는 방식이다. 일단 내 퇴직금이 DC형이라면 회사가 퇴직금은 언제, 어떻게, 얼마씩 입금해주고 있는지부터 파악하자. 기본적으로는 1년에 한 번씩 1년 치 퇴직금을 매년 퇴직연금통장에 넣어준다. 회사에 따라서는 매달 혹은 분기당 한 번씩 입금해주기도 한다.

예컨대 현재 월급이 100만원이고 매년 임금인상률이 5%인 회사에서 5년 근속했을 때 퇴직연금을 계산해보자. DB형의 경우 5년 후 시점의 평균급여인 122만원에 근속연수 5년을 곱해 610만원을 받게 된다. DC형은 1년 차 100만원, 2년 차 105만원, 3년 차 110만원, 4년 차 116만원, 5년 차 122만원씩 정산받는데 원금으로 따지면 553만원 수준이다. 원금만 보면 DB형이 유리해 보이지만 무조건 DB형이 좋고 DC형이 나쁜 건 아니다. 회사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금상승률이 기대되면 DB형이 낫지만, 임금이 성과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동하거나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있고, 승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DC형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매년 정산받은 퇴직금을 내가 굴려 5% 이상의 수익을 낸다면 5%의 임금이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내가 직접 굴려 임금인상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DC형이 낫다.

회사에 따라서 DB형, DC형 중 한 가지 제도만 도입하기도 하고, 두 가지를 모두 도입하기도 한다. 후자라면 회사정책에 따라 제도를 이전할 수 있다. 다만 DB형에서 DC형으로는 전환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어려운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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