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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후원금 돌려주오" 6억원 얼굴 없는 기부자 가압류 신청

중앙일보

입력

황우석 교수 측에 돈을 기부했던 사업가가 다시 후원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2004년 한국과학재단이 운영하는 '황우석 교수 후원회'에 6억원을 쾌척했던 태완D&C의 신모 사장이 재단 측을 상대로 6억원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을 제기했다. 가압류는 소송을 내기 전에 채무자 측이 함부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내는 것이다. 신씨 측은 조만간 정식으로 기부금 반환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다.

신씨는 신청서에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004.2005년 논문이 조작됐다고 발표했고, 황 교수도 이를 인정한 만큼 황 교수를 후원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재단 측은 황 교수가 유망 과학자인 것처럼 착오를 일으키도록 한 만큼 돈을 반환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신씨는 "황 교수가 줄기세포 및 관련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믿고 후원금을 냈다"며 "현행 민법상 사기 등을 당했을 경우 증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안타까워 돈을 기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2004년 12월 황 교수가 줄기세포 관련 기술의 국제특허 출원 비용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본지 보도(2004년 12월 27일자 1면)를 접한 뒤 익명으로 기부했다. 본지는 당시 "황 교수가 국제특허 출원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최악의 경우 외국에 특허권을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학재단 측은 "최근 일부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있었지만 이처럼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과학기술부 산하에 과학기술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후원회는 지금까지 33억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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