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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덮밥에 정말 스팸 들어갈까?"…CJ, '스팸' 인증제 도입

중앙일보

입력

CJ제일제당 관계자가 스팸 고객사 매장 앞에서 스팸 인증 마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관계자가 스팸 고객사 매장 앞에서 스팸 인증 마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본 매장은 스팸을 사용합니다’

통조림 햄 브랜드 ‘스팸’을 쓰는 음식점에는 앞으로 이런 문구가 붙는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외식업체에 스팸 사용 여부를 표시한 인증 마크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스팸은 미국 호멜 사가 보유한 상표권으로, 국내에선 CJ제일제당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외식업체의 스팸 사용 여부에 대한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자 스팸 인증마크를 기획했다”며 “그동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부 외식업체들이 스팸을 사용하지 않고도 스팸이 들어간 메뉴라고 표기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 달라는 소비자 목소리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소비자 조사 결과 ‘스팸 사용 여부가 외식 메뉴 주문 시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약 60%에 달했다.

‘스팸 인증제’ 도입 배경에는 지난 1월 터진 ‘스팸 덮밥 논란’이 있다. 당시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스팸 덮밥을 배달시킨 소비자는 배달 앱 리뷰를 통해 “이건 스팸이 아니다. 왜 거짓으로 파냐”며 “정확한 표기를 부탁드린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식당 측은 “스팸 류의 통조림 (햄)을 다 스팸이라 부른다”, ”다른 전국에 있는 모든 식당도 이와 같이 표기한다”고 응수했다. 이후 배달 앱 캡처 화면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며 논란이 가열됐고, CJ제일제당은 “브랜드 보호를 위해 인증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런천미트 제품(왼쪽)과 스팸(오른쪽)의 원재료 및 함량 표기. 육류 함량에 차이가 있다. 사진 온라인쇼핑몰 캡쳐

한 런천미트 제품(왼쪽)과 스팸(오른쪽)의 원재료 및 함량 표기. 육류 함량에 차이가 있다. 사진 온라인쇼핑몰 캡쳐

스팸 덮밥 논란 당시 음식점이 사용한 런천미트는 일반적으로 스팸이나 목우촌 뚝심, 동원 리챔 등과 구분되는 저가형 통조림 햄 브랜드의 통칭이다. 발골육과 전분 등을 섞어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육류 함량 및 가격에 차이가 있다. 돼지고기 함량이 80~90%에 달하는 스팸 등과는 달리 돼지고기 함량이 약 40%로 낮고, 닭고기 함량이 약 30%에 이른다. 26일 기준 200g짜리 제품 1캔의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역시 런천미트는 2000원대인 반면 스팸 등은 4000원대 안팎이었다.

CJ제일제당은 스쿨푸드, 신전떡볶이 등 업체 400여개 점포를 시작으로 모바일 주문 시에도 확인할 수 있는 전자 스팸 인증 마크 역시 도입할 방침이다. 소속 셰프와 외식업체들과 협업해 스팸을 활용한 맞춤형 신메뉴 개발에도 나선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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