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전역에 AI 확산

중앙일보

입력

터키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유럽에 비상이 걸렸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지난주 터키 동부 도구바야지트 지역의 일가족 3명이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로 숨진 데 이어 최근 수도 앙카라에서 3명의 환자가 AI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앙카라는 도구바야지트로부터 서쪽으로 1000km 떨어진 곳이다. 또 터키 최대 도시이자 '유럽으로의 관문'으로 통하는 이스탄불에서는 23명이 AI 감염으로 추정돼 검사받고 있다. 이스탄불은 앙카라에서 서쪽으로 500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는 AI가 동부 아시아 쪽에서 서부 유럽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이스탄불에서 감염이 의심돼 검사받고 있는 23명 중 13명은 4~18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터키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AI 감염자 수는 사망한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1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감염자 중 4명은 북부 지역인 삼순.카스타모누.코룸시 출신이며 1명은 동부 지역인 밴시에 살고 있다고 보건 당국이 전했다.

지난주 터키에서 숨진 3명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첫 AI 희생자들이다. 이들은 AI로 죽은 닭을 가지고 놀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에서는 2003년 이래 지금까지 70여 명이 H5N1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아직 사람이 사람에게 AI를 옮긴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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