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마지막 시험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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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8강전〉 ○·이치리키 료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12

장면 12

장면 ⑫=백△로 돌파하자 흑1로 붙였다. 승부수다. 백이 역전시켰다 싶을 때 흑이 최후의 시험문제를 냈다. 숨 가쁜 마지막 초읽기 속에서 이치리키 료는 차마 A로 뻗지 못하고 대신 2로 응수를 물었다. 흑이 받아준다면 백은 안전하게 A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셰얼하오도 뭔가를 봤다. 3을 선수한 뒤 5로 잡아버렸다. 이제 중앙에서 수가 안 되면 백이 졌다.

AI의 응수

AI의 응수

◆AI의 응수=백은 1로 버텨야 했다. 2부터 9까지는 AI가 제시한 여러 응수법 중 하나. 결국은 패가 나서 바둑은 또다시 미궁으로 들어선다. 백의 승률이 65%이고 이젠 집 차이도 크게 벌어져 6집 정도 우세하다고 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은 의외로 간단하게 흑대마가 살아갔다. 백1,3으로 절단을 시도했으나 4로 가만히 느는 수가 있었다. 백A는 흑B로 양단수. C가 선수이긴 해도 흑은 이어주면 된다. 묘하게도 백C가 있어도 여전히 양단수에 걸린다. 이 판은 249수에서 백이 돌을 거뒀다. 신기한 한판이었다. AI와 인간의 형세판단이 크게 엇갈렸다. AI의 비밀이 엿보이는 한판이 아닐까 싶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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