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노물질 인체안전성 조사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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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노물질 인체안전성 조사방침
미국 의회가 5일 나노테크놀로지의 건강, 안전, 환경과 관련한 잠재적 위험성 연구를 위한 예산심의에 들어갔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잠재적 위험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나노기술에 의해 머리카락 직경의 8만분의 1 정도로 작은 것을 포함한 미세입자들을 활용한 새로운 화학, 전기, 물리적 제품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5일 미 하원 과학위원회의 예산심의 착수를 계기로 나노기술의 인체유해성 여부 등에 대한 과학자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현황을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만 이미 700종류의 '나노 물질'이 800여곳의 시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 나노물질중 다수가 스포츠 장비와 컴퓨터, 음식 포장재, 화장품, 얼룩방지 섬유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미 탄소 나노 구체(球體) 및 관(管)은 실험용 쥐의 폐에서는 치명적인 염증, 물고기에서는 기관 손상, 환경적으로 중요한 존재인 수생 유기체와 땅속 세균에게는 죽음을 각각 야기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나노관은 실험실에서 배양되는 세포들의 죽음을 두배로 증가시키고, 알루미늄 산화물로 된 나노물질은 미국 농업을 지탱하는 콩과 옥수수를 포함한 몇몇 농작물의 뿌리 생장을 저해할 수 있음을 과학자들은 밝혔다.

특히 나노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나노기술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 정부는 나노물질에 대한 강제적인 검사규정을 구비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환경보호국(EPA)에서 자율적인 규정을 나노테크놀로지 업체들에 제안하고 있을 뿐이다.

미 정부는 내년도 나노기술 연구를 위한 예산으로 11억달러를 책정해놓았으나 이중 3천700만달러만이 나노기술의 안전성 연구를 위한 몫이다.

환경문제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1억~2억달러의 예산이 나노기술의 안전성 문제 연구를 위해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노물질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통일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셔우드 볼러트 하원 과학위원위원장(공화.뉴욕)도 "나노기술이 어떤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워싱턴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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