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산물에 한국 가장 깐깐…1베크렐만 나와도 ‘퇴짜’

중앙일보

입력 2021.04.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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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9일 김강립 식약처장이 부산 국제수산물유통 관리사업소에서 일본산 냉장명태의 방사능 측정을 위한 시료채취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9일 김강립 식약처장이 부산 국제수산물유통 관리사업소에서 일본산 냉장명태의 방사능 측정을 위한 시료채취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민 식탁의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만큼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게 맞습니다.”

부산 방사능 검사현장 동행 취재
김강립 처장, 부산식약청 방문
수입금지 54국 중 핵종검사 유일
전남·경남에선 어선 200척 시위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현장 점검차 19일 부산을 방문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말이다. 그는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이후 방사능 노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부산을 찾았다. 김 처장은 부산 감천항검사소와 부산식약청 시험분석센터에서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직접 점검했다.

이날 김 처장이 부산을 찾은 데는 각 지자체들이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연일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일본 해협과 맞닿아 있는 제주를 비롯해 부산·울산·포항 등 각 지자체들은 “수산물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경우 지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연일 항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수산물 업체의 반발도 거세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 김모(60)씨는 “아직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지도 않았는데 일본산이라며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방사능 때문에 2차 피해까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1월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방사능 검사 시간을 1800초에서 1만초로 늘려 정확도를 높이고, 방사성 물질인 세슘 기준을 기존 0.5베크렐에서 0.3베크렐로 강화한 게 골자다.

19일 전남 여수시 돌산대교 앞 바다에서 어민들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을 규탄하며 해상 시위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19일 전남 여수시 돌산대교 앞 바다에서 어민들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을 규탄하며 해상 시위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또 일본산 수산물 수입국 가운데 유일하게 방사능 수치가 1베크럴(Bq) 이상만 나와도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한국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8개 현에서는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나머지 14개 현은 농산물 27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김우성 부산식품의약품안전청 시험분석센터장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54개국 가운데 한국만 유일하게 방사능 수치가 1베크렐 이상 나오면 플루토늄 등 17개 추가 핵종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조처에도 지자체들과 어민들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날 오전 전남 여수시 국동항 수변공원에서는 어민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행사를 마친 뒤에는 어선 150여 척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벌였다. 경남 거제지역 수산산업 대표들도 이날 구조라항에서 어선 50여 척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했다.

전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은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사고의 대가를 우리 국민이 치러서는 안 되고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창지역 어민들도 이날 고창수협 본점 앞에 “우리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려는 일본 정부 각성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충청권 수협협의회도 이날 충남 보령수협 대천어항 위판장에서 일본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한국 국민, 전 세계 인류에 대한 핵 공격과 같은 파멸적 행위로 규정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거제·홍성·여수=이은지·위성욱·신진호·김준희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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