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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은 없어도 역시 ‘배구 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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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각각 남녀 MVP로 뽑힌 정지석(왼쪽)과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각각 남녀 MVP로 뽑힌 정지석(왼쪽)과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배구 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이 프로배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우승컵은 하나도 들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 최고 선수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었다.

김연경 11년 만의 네번째 MVP #통합 우승팀 GS칼텍스 표 분산 #남자는 대한항공 정지석 2관왕 #김선호·이선우 남녀 신인상 수상

김연경은 19일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유효표 31표)에서 14표를 얻어 이소영(GS칼텍스·12표)을 2표 차로 따돌리고 통산 네 번째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4회 수상은 처음이다.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05~06시즌 신인왕과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했다. 정규시즌 MVP는 07~08시즌까지 3년 연속 수상했다.

일본·터키·중국 등지에서 활약한 김연경은 1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세월은 흘렀어도 클래스와 기량은 여전했다. 득점 6위(648점·국내 선수 1위), 공격 종합 1위(45.92%), 서브 1위(세트당 0.277개), 디그 5위(세트당 3.893개), 수비(디그+리시브 성공) 7위 등 공수 전반에서 맹활약했다.

다만 김연경이 합류했음에도 흥국생명은 우승컵을 하나도 들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컵대회·정규시즌·챔프전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리그의 경우 선두를 질주하다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 학교폭력 논란과 팀 이탈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결국 GS칼텍스에 역전당했다. 챔프전에서도 3연패로 밀렸다. 정규시즌 1위 외의 팀에서 MVP를 수상하는 건 김연경이 두 번째다. 원년인 2005시즌 정대영(당시 현대건설, 3위)이 첫 사례다.

정규시즌 MVP 투표는 챔프전에 앞서 진행됐다. 1위 GS칼텍스는 이소영·강소휘·메레타 러츠 삼각편대가 활약했지만,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김연경 홀로 팀을 이끌어 갔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주장 이소영이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많은 표가 이소영에게 표가 몰렸지만, 러츠(3표)와 강소휘(1표)에도 일부 분산됐다. 세 선수의 득표(16표)를 합치면 김연경(14표)보다 많다. 1표는 안나 라자레바(IBK기업은행)가 받았다. 남자부도 2016~17시즌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정규시즌 2위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29표 중 14표를 받아 MVP가 됐다. 정규시즌 우승팀 대한항공은 김학민(7표), 한선수(5표), 밋챠 가스파리니(2표)로 표가 갈렸다.

김연경은 “MVP는 혼자 잘 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다. 같이 잘해야만 받을 수 있다. 동료 선수들과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얘기하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책임감을 갖고,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다음 시즌에) 한국에서 뛸 수 있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감사드린다”고 했다.

통합 우승팀 대한항공의 레프트 정지석이 22표로 남자부 MVP가 됐다. 18~19시즌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자 올 시즌 챔프전과 정규시즌 MVP까지 2관왕이다. 남녀 신인상은 김선호(현대캐피탈)와 이선우(KGC인삼공사)가 받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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