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출근 안해 연구 어려움"

중앙일보

입력

24일 연구원 난자 기증을 시인하며 모든 겸직을 사퇴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난자 기증 희망자가 줄을 잇고 있으며, MBC 사옥 앞에서는 '황우석 교수 지지' 촛불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이러브황우석' 카페는 27일 오전 9시 현재 난자 기증 자원자가 7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카페는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지원모임(난자기증재단)을 대신해 기증자 접수를 하고 있는 곳이다.

'아이러브황우석' 회원 등 50여 명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황우석 교수 지지' 촛불 집회를 했다. 이들은 두 시간 동안 침묵 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다. 시위에는 교통사고로 반신 불수가 된 가수 강원래씨와 부인 김송씨도 참가했다. 김송씨는 황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난자 기증을 시도했으나 몸 상태가 나빠져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카페는 이에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MBC는 22일 PD수첩을 통해 왜곡 선정 방송으로 황우석 교수를 음해하고 국익을 손상했다"며 "공식 사과하고 프로그램 제작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24일 모처로 휴식차 떠난 뒤 아직 연구실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줄기세포 연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황 교수가) 매일 아침 6시 실험실에 나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세포의 상태를 보고 연구원들의 실험 방향을 결정해 주는 것이었다"며 "황 교수가 나흘째 연구실에 모습을 비추지 않아 연구원들이 실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언제 연구실로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역량을 보여주는 논문과 특허 등의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황 교수팀은 지난 2년간 국제학술지에만 모두 4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보통 논문의 제1저자로 들어가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연간 3, 4편 정도의 논문을 쓰는 셈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4, 5편의 논문이 현재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황 교수 관련 보도에 대해 "황우석 교수팀이 억울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기술계에서 국수주의적인 시각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과학계도) 국제사회의 정치역학 관계를 고려하고 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 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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