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핸드폰사진관]물속의 청소부 물방개

중앙일보

입력 2021.04.19 06:00

업데이트 2021.04.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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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물고기를 먹어 하천을 깨끗하게 해주는 얘들이죠.
바로 물방개가 물속의 청소부인 겁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먹이 활동 중인 녀석들을 보며
이강운 박사가 물방개를
한마디로 '물속의 청소부'라 일컬었습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명색이 '물속의 청소부'인
그들의 먹이 활동을 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그들을 찾았을 땐
도통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돌과 수풀 아래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추위 때문이었습니다.
온도가 낮으니 먹이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럴 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죽치고 앉아 기다려야 합니다.
기온이 오르기를….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오후가 되어 기온이 오르자
청소부 본연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잠잠했던 친구들이 돌변한 겁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합니다.

얼마나 날랜지 모릅니다.
갈퀴 같은 털이 무성한 뒷다리의 추진력으로
먹이를 행해 돌진합니다.

추울 땐 먹이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녀석들이
심지어 먹이 다툼까지 벌입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20일이 곡우입니다.
곡식을 윤택하게 하는 비가 내리는 절기인 거죠.
예전엔 이즈음이면 논두렁 개울에 물방개가 참 많았습니다.
많으니 물방개를 이용한 야바위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도무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2017년부터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했습니다.
그 많던 물방개는 어디 갔을까요?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 물방개는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에서
증식 복원 중인 친구들입니다.
연구소는 15년 전부터 서식지외보존기관으로 지정되어
멸종위기종을 증식 복원해왔습니다.
복원 중인 생물은 물방개 외에
물장군, 붉은점모시나비, 소똥구리, 금개구리 등입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휴대폰으로 촬영한 물방개는 모두 수조에 든 친구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리 수조에 든 생물을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 일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유리 반사로 인해
곤충이나 물고기가 선명하게 찍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유리 반사를 극복하는 방법은 너무나 쉽습니다.
방법은 휴대폰을 유리에 밀착하는 것입니다.
이것 하나면 됩니다.
휴대폰을 유리에 밀착시킨 순간
유리 반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그리고 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찍을 때는
물 반영이라는 복병이 나타납니다.
이 또한 물속 생물을
제대로 찍을 수 없게 만드는 방해요소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이 방법 또한 아주 간단합니다.
휴대폰 카메라 렌즈만 잠길 만큼 물에 담그면 됩니다.
요즘 휴대폰은 웬만큼 생활방수가 됩니다.
그러니 휴대폰에 전혀 해가 가지 않습니다.
살짝만 담가 보십시오.
액정에 맺히는 선명한 물속 세상에 놀라게 될 겁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그런데 물속에 휴대폰을 담그는 게 좀 꺼림칙하죠?
워낙 고가니 물에 넣는 게 꺼림칙하게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그건 이 친구들이 물 위로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원래 딱정벌레목 친구들이라 바깥 공기를 반드시 마셔야 합니다.
그러니 물 위에 뜨게 마련입니다.
물방개는 공기를 마신 후,
딱지날개와 배 사이에 공기를 모아 둔 채
조금씩 사용하며 물속에서 활동합니다.
이 물방개의 호흡법에서 수중 공기통이 비롯된 겁니다.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물방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여기에 게재된 물방개의 색이 다른 이유가 뭘까요?
고동색으로 보이는가 하면 설핏 녹색이 비치고,
녹색이 설핏 비치는가 했더니 어느새 옥빛으로 변해있습니다.
원래 약한 녹색 광택을 띈 갈색입니다만,
받은 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겁니다.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그 모습만으로도 곱디곱습니다.
고운 데다 물속을 깨끗하게 만드는 물속의 청소부 물방개,
이 친구들을 수조가 아닌 자연에서
휴대폰으로 찍게 되기를 고대합니다.

물방개가 먹이 활동하는 모습,
먹이 다툼하는 모습,
휴대폰으로 물 반영 없이 촬영하는 법,
이강운 박사가 들려주는 물방개 이야기가 동영상에 담겼습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자문 및 감수/ 이강운 서울대 농학박사(곤충학),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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