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비염 "쌀밥 백신"으로 고친다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변형 쌀로 지은 밥만 부지런히 먹으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고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

일본 국립농생물연구소의 다카이와 후미오 박사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꽃가루 성분의 유전물질을 벼의 게놈(유전체)에 주입해 유전자변형 벼를 만들어 냈다고 밝히고 이 벼로 밥을 지어 먹으면 꽃가루에 대한 면역을 누그러뜨려 알레르기 증세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미오 박사는 일본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삼나무 꽃가루 속에 들어있는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조각을 벼의 게놈에 주입해 가벼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전자변형 벼를 만들어 이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후미오 박사는 이 유전자변형 쌀로 밥을 지어 먹으면 결국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쌀밥 백신을 먹는 셈이며 현재 쓰이고 있는 '알레르기 주사'라고 알려진 면역요법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요법이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아주 조금씩 주사해 그 물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알레르기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후미오 박사는 이 쌀밥 백신을 쥐에 실험한 결과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쌀을 매일 몇 주동안 먹은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꽃가루에 노출되어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인 히스타민이 적게 분비돼 재채기 등 면역반응이 훨씬 덜했다.

후미오 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쌀 백신도 개발해 놓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1-2년 안에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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