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도 2.5단계 안간다…정부 "1000명도 대응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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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4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엿새만에 다시 700명대로 뛰어오르는 등 4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당장 올릴 가능성과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판단할 문제”라며 “현재 나오는 환자 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대응 가능한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윤 반장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가용병상은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0명씩 발생해도 대응 가능한 수준이다”라며 “앞으로 유행이 확산될 경우 매일 2000명의 환자 발생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대응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지속적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을 확보한 결과, 병상 여력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확산세에도 당분간 방역ㆍ의료 체계가 감당 가능 할 것으로 전망하고 당장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지 않기로 했다. 3차 유행때 피해가 컸던 요양병원ㆍ시설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직원 선제 검사 등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집단 감염이 확 줄었다. 또 코로나19 환자 전담 병상 확보되면서 의료체계 여력이 생겼다.

윤 반장은 “이와 같은 노력 덕분에 최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의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 12월에는 23개 시설에서 1400여 명의 환자가 발생, 시설당 60여 명이 감염됐다. 올해 2월은 9개 시설에서 34명의 환자가 발생, 시설당 감염자 수는 4명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환자 비율도 예방접종 시작 직후에는 5.6%였으나 최근에는 2%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확산세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반장은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로 올라선 점에 대해 "이러한 추세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일요일이나 월요일, 화요일은 주말 검사량 감소에 의한 효과가 있다. 그것이 사라지는 첫날이 수요일로, 오늘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714명으로 증가한 것도 이런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단계 조정을 하는 데 큰 요소"라면서 "금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거리두기 조정이나 방역조치 즉, 영업시간 제한과 관련한 강화 부분을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9일 거리두기 3주 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3주 이내라도 언제든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현재 밤 10시까지인 수도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9시로 1시간 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재검토 기준으로 지역발생 확진자 600∼700명대를 제시했다.

다만 정부는 고령층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확진자 수 뿐 아니라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반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우리나라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은 1.6%이지만 80세 이상 환자의 치명률은 20%, 70대의 치명률은 6.2%, 60대의 치명률은 1.4%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6월 상반기까지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고령층을 주요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접종이 잘 진행되면 코로나19 위험성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75세 이상, 65세 어르신들도 5월부터 접종이 실시된다”라며 “6월까지 어르신들의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고령층의 환자 수와 치명률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라고 덧붙엿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중환자가 감소해 의료체계의 여력도 함께 확보되고, 전체 사망자도 줄어들 것이다”라며 “정부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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