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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유럽·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앙일보

입력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터키와 루마니아에 이어 러시아 내륙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도 발견되는 등 조류독감이 아시아와 유럽에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앞으로 몇 주 내에 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로 상륙할 것이며 이럴 경우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보건 체계상 인간으로의 전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5N1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은 러시아와 루마니아 및 중국 내륙에서 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부터다.

러시아 농업부 관계자는 18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350㎞ 떨어진 툴라주(州)에서 조류독감 사례가 발생했으며 분석 결과 H5N1형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8월 시베리아 중부 노보시비르스크, 알타이, 튜멘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지만 H5N1형은 아니었다.

이번에 조류독감이 발생한 곳은 툴라주 얀도브크 에프레모프스키 마을로 지난 14일부터 조류독감으로 인해 3천마리의 가금류가 폐사했다.

이와 함께 루마니아 농무부도 이날 동부 다뉴브 삼각주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이 두 번째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이에 앞서 이번에 발견된 지역에서 약 30㎞떨어진 동부 다뉴브 삼각주 지역에서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되자 발병 지역내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농가와 농장에 대한 방역작업을 벌였다.

마케도니아에도 의심 사례가 발견돼 바이러스 종류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19일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한 조류사육장에서 최근 가금류 2천600여마리가 조류독감에 걸려 폐사했다는 신화통신 보도가 나왔다.

이 통신은 네이멍구자치구 수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근처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이번 조류독감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인 것으로 국가조류독감참고실험실에 의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는 지난 5월 조류독감으로 6천여 마리의 철새가 폐사했으며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도 조류독감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 각국으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자 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중부 헤센주가 19일 가금류 방목 금지 조치를 취했고 철새가 지나는 주들은 서둘러 가금류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바이에른, 니더작센,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등 4개 주에서는 가금류 방목이 금지됐으며 독일 정부는 조류독감 위험이 확산될 경우 가금류 방목 금지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긴급 명령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또 앞으로 몇주내에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동아프리카의 리프트밸리에 상륙할 것이라고 유엔 식품농업기구(FAO)는 경고하고 있다.

터키와 루마니아 및 그리스 등 유럽 남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철새 이동이 끝나는 곳이 바로 이 곳인데다 이 지역 농사법이 아시아 지역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FAO의 조셉 도미니치 수의학 국장은 "아프리가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이 긴요하다"면서 "사람과 동물의 유사성과 아프리카 동부 각국의 부실한 질병 감시통제 시스템으로 이 지역이 H5N1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급속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소속 25개국 보건장관들은 20일부터 이틀간 런던에서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회의는 오래 전에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최근 루마니아와 터키 등지에서 잇따라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형편이다.

또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도 20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6개국의 방역당국자들이 모인 가운데 중남미 지역 조류독감 예방을 위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은 19일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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