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송언석이 'XX 놈아' 욕하며 정강이 찼다, 폭행 최소2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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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장관과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장관과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당직자 폭행 논란과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9일 “지금 사건 경위나 사후조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ㆍ당규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송 의원의 폭행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 차원의 징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송 의원은 4ㆍ7 재보궐 선거 당일 밤 8시쯤 당사 3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사 3층의 한 소규모 공간에서 당 사무처 소속 직원들에게 폭행ㆍ폭언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송 의원은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이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XX놈아’라는 고성이 들려 쳐다보니 송 의원이 발로 앞에 있던 사람의 정강이를 찼다. 분명히 봤다”며 “이후에도 ‘퍽’ 소리가 들리는 등 송 의원의 폭행은 최소 2번 이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소란이 계속되자 다른 당직자들이 송 의원과 피해자가 있는 회의실 문을 닫아버렸다”며 “송 의원의 폭행ㆍ폭언은 5분가량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송 의원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인 당직자는 심장이식 수술을 했던 사람”이라며 “병가만 2년가량 냈다가 복귀한 사람이다. 현재도 건강이 좋은 상태가 아니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당초 자신의 폭행 의혹에 대해 “소리만 좀 있었지, (폭행은) 없었다.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폭행 논란에 이어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지자 8일 당직자 노조에 사과문을 보내 “일부 사무처 당직자 동지들에게 과도한 언행이 있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무처 동지는 물론 모든 당 구성원에 대한 감사와 동지애를 바탕으로 매사에 경각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폭행 관련 사과문. 송 의원은 8일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보냈다. 이에 사무처 노조는 ″송 의원이 사건 이후 당시 상황을 후회하면서 사과와 재발 방지의 강한 의사를 밝혔고, 피해 당사자들이 당의 발전과 송언석 의원의 당에 대한 헌신을 고려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앙포토

중앙일보가 입수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폭행 관련 사과문. 송 의원은 8일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보냈다. 이에 사무처 노조는 ″송 의원이 사건 이후 당시 상황을 후회하면서 사과와 재발 방지의 강한 의사를 밝혔고, 피해 당사자들이 당의 발전과 송언석 의원의 당에 대한 헌신을 고려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앙포토

하지만 사과문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팀장급 당직자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계에 의한 폭력 문제는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사회악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왜 생겼느냐”며 “직접적 상하관계가 아닌 인사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할 인격이라면, 잘못을 거짓으로 일관하며 대충 넘어가고자 하는 수준이라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서하면 절대 안 된다.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며 “의원 자격이 아니라 인간 자격이 없는 것이다.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고 적었다.

송 의원은 반론 요청을 위한 중앙일보의 수차례 연락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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