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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무술 스님 웰빙 체조로 '돈방석'

중앙일보

입력

소림사(少林寺) 무승(武僧)이 홍콩에서 1년에 억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소림 무술을 현대인에 맞는 웰빙 체조로 탈바꿈시킨 덕분이다. 소림사에서 20여 년 수련했다는 스옌왕(釋延王) 선사는 지난해 10월 홍콩으로 하산했다. '홍콩 각계문화촉진회'란 단체의 초청을 받아서다. 40대 초반인 그는 홍콩인에게 소림 무술을 변형한 역근세수공(易筋洗隨功)을 보급하고 있다. 소림사의 시조인 달마 대사가 1000여 년 전 창안해 무협 소설에서 신공(神功)으로 손꼽히는 역근.세수경을 합친 것이다.

그는 "역근경은 신체 부위의 강함.부드러움을 조화시키고 세수경은 근육.내장.혈관.골수의 지방과 노폐물을 빼 준다"고 설명했다. 목.어깨가 뻣뻣하고 온몸이 쑤시는 '사무실 증후군'에 즉효라는 얘기다. 또 "여성에겐 다이어트, 어린이에겐 지력(智力) 증진의 효과가 있다"고 장담한다. 다이어트 수련생에겐 별도로 84자(字)로 된 소지공(消脂功) 비결을 전수한다.

그는 1995년 췌장암에 걸려 절망적인 단계에까지 갔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 치료와 함께 어릴 적에 배운 역근세수경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지금도 45일에 운동화 한 켤레가 닳아 떨어질 만큼 단련하고 있다.

그의 제자 중에는 홍콩의 고위 관료와 부호층이 즐비하다. 금융관리국에선 고위 관료 28명을 가르친다.이와 별도로 전문 수련반 강좌(8회×1.5시간×20명 기준)를 운영해 강좌마다 최소한 640만원을 벌고 있다. 기업.단체에 개별 출강하는 일도 잦다. 다음달 29일엔 1인당 3만원의 강의료를 받고 500명에게 강연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그의 연 수입이 7자리 숫자(100만 홍콩 달러가 넘는다는 뜻)이고 30평형대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학 교수의 연봉(60만~70만 홍콩 달러)보다 훨씬 많다. '출가인이 웬 돈을 그리 많이 버느냐'는 질문에 그는 "책도 사고 운동화도 사고 소림사에도 보낸다"고 설명했다. 스 선사는 10대 후반에 스타의 산실인 중앙희극(戱劇)학원을 다녔다. 세계적인 여배우 궁리의 후배다. "3년 전에는 TV드라마 '소림혈선(小林血禪)'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그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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