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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니 목이 뻣뻣…베개를 바꿔야 하나

중앙일보

입력

베개는 단순한 침구가 아니다. 평소 혹사당하는 머리와 목.허리를 쉬게 해주는 도구다. 아무거나 베개 삼아 베고 자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베개가 불편하면 잠자리가 편할 리 없다.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을 써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지금 쓰고 있는 베개가 과연 내게 맞는지, 바꿔보려면 어떤 제품이 있는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자.

# 좋은 베개란?

편안히 서 있을 때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누울 수 있도록 해주는 베개가 이상적이다. 이를 위해선 S자로 돼 있는 목의 곡선 부분을 베개가 자연스럽게 받쳐줘야 한다. 이불과 머리, 목 부분 사이에 생긴 틈을 메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옆으로 누웠을 경우 목과 머리, 어깨 사이를 받쳐줘 공간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목의 형태를 변형시켜 주지 않아 경추(머리를 지지해주는 7개의 목뼈)를 편안히 받쳐주고 어깨도 안정시켜 준다. 또 자연스러운 뒤척임에도 편안한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 얼마나 높아야 하나

체형별로 머리와 경추의 크기 및 높이는 다르다. 또 잠버릇도 제각각이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스타일은 더 높은 베개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잠자는 습관에 따라 베개의 높이를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높이의 차이에 따라 자는 동안 체압이 변하기 때문에 자칫 머리와 목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강동 성심병원 박동식 교수는 "베개 높이가 잘 맞지 않은 데서 오는 경부통증이 60% 이상"이라고 밝혔다.

성별로도 베개의 이상적인 높이가 다르다. 남성이 여성보다 2~3㎝ 높다는 것.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바로 누운 자세에서 남성은 약 8㎝, 여성은 약 6㎝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는 남성이 9~10㎝, 여성이 8~9㎝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 이 밖에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이 뚱뚱한 체형보다 약 2~4㎝ 높은 베개를 벤다.

# 어떤 소재가 좋나

▶일반 솜: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나,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가라앉아 체형에 맞지 않는 베개가 돼버리는 게 단점. 천연솜의 경우 습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화학솜은 땀을 흡수하지 못해 축축해지기 쉽다.

▶라텍스:시판되는 라텍스 베개가 모두 천연고무를 100% 사용한 제품은 아니다. 일부 저가 상품은 라텍스 대체 물질(SBR)을 섞어 만들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밀도가 낮아 너무 부드럽다. 라텍스는 열에 약하며,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겉이 부스러진다. 땀과 같은 소금기에 약한 것도 문제.

▶곡물:메밀.콩.조 등 곡물을 사용한다. 공기가 잘 통해 땀이 차지 않는다. 머리 부위의 체온을 1~2도 내려주기도 한다. 내용물이 부스러지기 쉬워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은 커버를 잘 씌워야 한다. 단단하기 때문에 머리와 목에 체압을 적절히 분산시키지 못하는 게 단점.

▶메모리폼: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비행사의 척추와 등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특수소재. 오래 사용해도 우수한 복원력을 유지하며, 머리와 목으로 가해지는 체압을 분산시켜 어느 한쪽으로 힘이 집중되는 현상을 막아준다.

안영남 (수면환경시스템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aceno1@hanmail.net]

*** 이럴 땐 베개에 문제 있는 것

▶잠잘 때 무의식적으로 목에 손바닥을 받친다→베개가 너무 낮다

▶베개를 세로로 하거나 둘로 접은 채 잔다→베개가 너무 낮다

▶머리.어깨.얼굴까지 베개에 가라앉는다→베개가 너무 부드럽다

▶어깨가 결려 머리만 베개 위에서 좌우로 이동한다→머리 수습이 나쁘다

▶밤중에 베개를 회전시켜서 위치를 고친다→베개가 한쪽으로 치우친다

▶베개가 빠지는 일이 많아 자다 찾곤 한다→베개가 너무 높다

▶베개를 껴안고 잔다→베개가 치우치기 쉽고 낮다

▶잠이 들면 스스로 베개를 빼버린다→높이가 안 맞는다

▶모르는 사이에 베개 속을 앞쪽으로 모은다→베개 밀도가 낮거나 커버가 너무 느슨하다

[자료:트윈세이버, 로프티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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