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사격에 시위와 관련 없는 어린이들까지 잇달아 희생되고 있다.
BBC방송과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총격으로 7세 소녀가 숨졌다고 현지 장례업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안군이 발포할 당시 소녀는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킨 묘 칫이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현재까지 희생된 미얀마인 중 가장 어린 나이다. BBC는 "구조대원들이 소녀를 치료하기 위해 급히 출동했지만, 생명을 구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만달레이에서는 최소 8명이 숨졌는데, 이 중에는 집 문을 잠그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살 소년 툰 툰 아웅도 있었다. 또 지난 20일에는 만달레이에 있는 한 찻집에서 일하다가 군경이 난사한 총에 맞은 15살 소년 조 묘 텟이 숨을 거뒀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5살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숨졌다.
인권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래 최소 2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어린이 희생자들까지 속출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은 유혈사태의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하고 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군경의 시위 진압으로 총 164명이 숨졌다고 밝히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군경 희생자도 9명이 나왔다며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겠느냐"며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군정 측이 밝힌 사망자 수는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집계한 사망자 수 261명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