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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 들였는데 30%도 안 쓴다···EBS온라인클래스의 굴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학기 초부터 오류가 잇따르고 있는 EBS온라인클래스의 이용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교사의 절반 이상은 줌·구글 등 민간 플랫폼을 쓰고 있다.

22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조사한 원격수업 운영 현황을 발표했다. 조사는 서울지역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고등학교 2학년 교사 2만305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교사 중 EBS온라인클래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9.7%에 그쳤다. 초·중·고등학교로 나누면 이용률은 각각 3.1%, 33.7%, 33.8%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개발한 공공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e학습터 이용률은 8.6%다.

지난해 교육부는 EBS온라인클래스를 원격수업의 중심 플랫폼으로 만든다며 기능 개선에 37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된 직후부터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학습 진도가 기록되지 않는 등 오류가 잇따랐다. 이에 반발한 일부 교원단체는 EBS온라인클래스 안정화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15억 들인 서울교육청 '뉴쌤' 이용률 1% 미만

지난해 10월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20 서울시교육청 학력인정 문해 교육 10주년 기념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20 서울시교육청 학력인정 문해 교육 10주년 기념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약 15억원을 들여 개발한 원격수업 플랫폼 뉴쌤(New SSEM)은 이용률이 1%도 되지 않았다. 뉴쌤을 이용한다고 답한 교사는 193명으로 전체의 0.8%에 그쳤다. 뉴쌤은 앞선 시범 운영 때부터 갖가지 오류가 발생해 시범학교에서도 15곳 중 8곳이 더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뉴쌤에 약 13억원을 예산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EBS온라인클래스와 뉴쌤 등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의 성능 문제가 이어지면서 교사들은 줌(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 등 민간 플랫폼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줌·구글 클래스룸 이용률은 각각 21.9%, 29.7%로 집계됐다. 두 플랫폼의 이용률을 합치면 51.6%로 절반 이상이다.

초·중·고 80~90% 쌍방향 수업 실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비율은 지난해보다 많이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94%, 중학교 90%, 고등학교 80%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쌍방향 수업 비율이 초·중·고 각각 17%, 29%, 22%에 그쳤다.

지난해 EBS 강의나 유튜브 링크를 학생에게 제공하는 단방향 수업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올해 초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를 권고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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