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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입주 물량 쏟아지자, 1억 내린 전세매물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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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꺾였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혼조세를 보인다.

2월 이후 새 아파트 3713가구 #인접한 강남권 전셋값도 약세 #서울 매매가 상승·하락 혼조세 #지표는 매도자 우위…숨고르기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일주일 전보다 0.01% 올랐다. 전주(0.04%)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서울의 평균 전셋값 상승률(0.05%)보다 낮다.

서울 전세값 변동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울 전세값 변동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를 보면 강동구의 전셋값은 이달 들어 내림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의 전셋값은 3월 첫째 주 0.06% 하락했다. 서울 25개 구 중 유일하게 내림세였다. 강동구의 전셋값은 3월 둘째 주(-0.01%)와 셋째 주(-0.02%)에도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동구 일원에 입주 물량이 쏠리면서 인접한 강남권역 전셋값이 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강동구에선 지난달 이후 아파트 3713가구의 입주가 이뤄졌다. 상일동 고덕자이(1824가구)와 강일동 강동리버스트 8단지(946가구), 상일동 강동리엔파크 14단지(943가구) 등이다. 공공 임대주택을 제외해도 일반 아파트 입주 물량은 2700여 가구에 달한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면서 기존보다 1억원가량 내린 전세 매물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에선 전용면적 84㎡가 이달 들어 전셋값 6억5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1층이란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12월(9억1000만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현재 집주인들이 내놓은 전세 호가는 7억원대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에선 가격이 내려간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는 단지도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 신고는 281건이었다. 이 중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직전에 거래된 사례보다 가격이 내린 비율은 38.8%(109건)였다. 지난 1월(18%)과 지난달(24.9%)보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거래의 비율이 높아졌다.

강남구 청담자이 전용 89㎡는 지난 6일 31억5000만원(32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3일 35억원(11층)과 비교하면 3억5000만원 내렸다. 용산구 용산 KCC 웰츠타워(전용 84㎡)는 지난 8일 10억6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12억2500만원·13층)보다 1억6500만원 낮아졌다.

반면 강남구 대치쌍용1차 전용 141㎡는 지난 6일 30억원(14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6월(26억3000만원·12층)보다 3억7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지난 1일 26억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7일(25억원·18층)보다 1억원 상승했다.

아파트 매수 심리는 진정세다. 21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는 82.4였다. 전주(90.3)보다 7.9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월 중순 114.6까지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시장은 숨 고르기 상태”라며 “본격 하락세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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