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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치한' 옛말, '의치약한수' 될까…"약대 인기, 한의대 제칠 것"

중앙일보

입력

내년 약학대학 입시 부활을 앞두고 '의치한수'로 서열화돼 있는 자연계 상위권 학과 순위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약대가 한의대 인기를 제칠 것이란 입시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중앙포토]

코로나19 이전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중앙포토]

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 약학대학이 모두 6년제 학부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일반 학부에서 2년을 보낸 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치러 약대 3학년으로 편입해 4년을 공부하는 '2+4년 제도'는 올해로 막을 내린다.

한의과대학은 2000년대 초반까지 높은 인기와 위상을 자랑했다. 당시 경희대 한의예과와 서울대 의예과의 입시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약대도 전통적인 최상위권 학과로 알려졌지만, 2003~2005년 서울대 약대 정시 등록률은 학교 평균인 80%에 미치지 못하고 70%를 밑돌았다. 서울대 약대 대신 다른 학교 의대나 한의대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이 있어서였다.

2008년 이후 약학대학이 대학입시를 통한 신입생 선발을 하지 않게 되면서 '의치한'이란 단어가 많이 쓰였다. 의과대학·치과대학과 함께 묶이며 한의대의 위상은 여전히 높아지는 경향이 계속됐다. 하지만 14년만에 약대가 다시 대학 입시 배치표에 등장하게 되면 한의대보다 앞설 거란 입시 전문가들의 얘기가 나온다.

약국에 줄 서 있는 시민들. [중앙포토]

약국에 줄 서 있는 시민들. [중앙포토]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위권 여학생이 한의대보다 약대를 진학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고, 안정성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상 직업으로서의 약사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하늘교육은 입시정보를 제공하며 '의치약한수'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의대·치대·약대·한의대·수의대 순이라는 의미다.

성별에 따른 쏠림도 변수다. 남학생의 경우 약대에 진학하면 의대·치대·한의대에 진학하는 경우와 달리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약대가 설치된 37개 학교 중 4곳이 여대라는 점(덕성·동덕·숙명·이화여대)은 여학생들의 진입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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