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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홍보매체의 개발

중앙일보

입력

홍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므로 반드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이나 방송만이 홍보의 표적이 될 필요는 없다. 지역신문이나 잡지, 사보는 물론 요즘에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고, 또 나름대로 효과도 보고 있다.

어느 경우든 매체의 특성과 독자층을 파악해야 홍보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예컨대 피부과 중에서도 미용피부 분야의 환자를 유치하려면 화장품 회사의 사보나 미용피부 전문잡지, 또 여성잡지를 공략하는 것이 순서다. 화장품 회사 사보로 향장의 경우 월 20여만부 정도의 부수를 자랑하고 있어 웬만한 신문의 홍보효과를 능가할 수 있다.

동네신문등 지역밀착 홍보

중소병원급이나 의원들은 전국 대상의 언론 매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 밀착하는 홍보전략을 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민들이 생각하는 동네의사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의료기술이나 시설이 대학병원보다 떨어지고 돈을 버는데 집착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이 곧 홍보라고 할 수 있다. 의사로서의 전문성, 즉 실력과 의료장비의 수준, 대학병원이 할 수 없는 환자와의 끈끈한 유대가 그것이다.

환자에게 생일카드 보내기, 건강수첩 만들어주기, 의사의 삐삐번호를 알려주고 환자상담 받아주기, 환자의 집에 문안 전화하기 등 환자에게 감명을 주는 방법은 개발하기에 따라 무수히 많을 것이다.

또 경로당이나 유치원에 대한 정기적인 무료진료, 주민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건강게시판 설치, 주부들을 초청하여 갱년기장애나 골다공증 등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가지고 무료건강강좌를 한다면 지역사회의 신망은 크게 나타날 것이다.

환자들에게 병원안내와 함께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브로셔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문제는 내용이다. 일반적인 건강정보보다는 자신의 전공을 살리고 치료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이를 정기적으로 시리즈를 내면 나중에 모아 책으로 펴낼 수 있고 주민들에게 배포할 수도 있다.

동네 주민들이 애용하는 매체도 찾아보면 지역신문이나 벼룩시장과 같은 광고전문지, 상가로 등이 상당수 눈에 띈다. 이런 매체들을 이용하려면 발행자를 잘 접촉하여 건강칼럼을 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광고를 섣불리 실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목만 적어야 하는 문안에 질환이나 특수클리닉 등 세분화된 전공과목을 별다른 생각없이 실었다가 보건소로부터 과징금 추징은 물론 검찰에 고발되어 심적인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잡지 또는 사보를 이용한 홍보

잡지와 사보를 이용하려면 우선 그 매체의 독자층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시사잡지와 여성잡지, 청소년이 보는 영화잡지의 독자는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들 잡지류의 성격을 알기 위해선 잡지의 경우 서점에서 구입해서 건강과 관련된 지면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사보는 현재 은행.보험업계 등 금융계, 삼성전자 등 전자.컴퓨터업계, 식품.제과업계, 의류.모직업계, 제약.의료계, 그룹 등 분야별로 수천여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개중에는 월 1백만부 이상을 찍어내는 초대형 사보도 있어 홍보기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따라서 사보를 선택할 때는 사보의 성격을 우선 파악해서 월 10만부 이상 발행하는 사외보(회사직원들이 아닌 일반인을 위한 사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잡지든 사보든 신문기사 같은 홍보형식은 불가능하므로 의학정보 제공은 건강칼럼을 직접 집필하거나 독자의 질문에 답변을 내는 식으로 게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곳을 뚫는 데에는 왕도가 없다. 아는 사람을 모두 동원할 수도 있고, 직접 찾아가 부탁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를 제공하고, 글도 매끄럽게 잘 쓴다는 인식을 주어야 한다.

음성정보(ARS)를 이용한 홍보

한때 개원가는 물론 대학교수들까지 참여하여 붐을 일으켰던 홍보방법이다.

700 시리즈로 알려진 이같은 음성정보는 주로 질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면서 자연스럽게 환자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데다 지속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전화번호를 인지시켜주지 않으면 이용자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초기에 2-3천만원대의 투자를 하고 이용자가 없어 매달 내는 리스료도 감당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의사들이 많다. 따라서 음성정보를 통한 홍보를 계획한다면 적어도 지속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그나마 성공적으로 음성정보를 운영하는 사람은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재호교수와 중앙대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교수, 개원가에선 피부과의 국홍일 박사 정도. 대체로 지속적인 홍보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환자가 많은 질환, 젊은 층이 관심을 갖는 분야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패를 하고 있다.

개인 저작물을 통한 홍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 홍보 중에 한 방법. 어떤 매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을 마음껏 PR할 수 있고, 저작물이 갖고 있다는 것이 자신의 훌륭한 경력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짝 홍보효과가 없는 대신 지속적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으며 책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높다는 것도 큰 잇점이다.

책을 낼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전문적인 지식을 얼마만큼 대중이 읽기 쉽게 표현하고, 책을 품위있게 만들면서도 눈길을 끌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사들의 글은 대체로 종설식으로 풀어나가 교과서처럼 내용이 딱딱해지기 쉽고, 디자인이나 제목 역시 참고서 수준에 머무는 등 대중화에 실패하고 있다.

대중이 읽는 의학서적 중에 성공한 것으로는 연세대의대 최형기교수의 '헌집 줄게 새집다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成功은 性功으로부터'라는 부제가 붙어있어 한 눈에 이 책이 성치료서라는 것을 알게 하면서도 품위를 지키고 있다.

또 내용 역시 질환에 대한 의학적 설명과 진단.치료.예방이라는 교과서식 목차를 탈피, 에세이식의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고 각 테마별 제목도 '아니 벌써?'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세요' '숨은 고추를 찾아라' '고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 감각적이면서 상상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책은 대중심리를 꿰뚫고 있는 작가나 기자의 감각, 그리고 의사의 풍부한 임상경험 및 의학적 지식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며, 이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선 장시간 의견 교환을 통해 상호간 이해와 아이디어 창출이 필요하다.

피부과의사들이 공동개원 당시 출판한 '여드름 뿌리뽑기'라는 책은 여드름이라는 피부과의 한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결과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젊은 층에 많은 질환이기 때문에 책도 젊은 감각에 맞게 삽화를 많이 넣고 완전 칼라로 예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출판사의 건강서적 단행본으로는 보기 드물게 3개월만에 3만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필자들이 있는 병원에 여드름 환자들을 몰아주었다. 독자층을 정확히 분석, 기존의 건강서적이 갖는 지루한 의학적인 설명을 빼고 환자 케이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삽입하는 등 기획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컴퓨터 의학정보 코너를 이용한 홍보

컴퓨터의 보급으로 앞으로 각광받는 홍보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컴퓨터 사용 연령층이 아직은 건강한 젊은 층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 한계이긴 하지만 젊은 층이 선호하는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비뇨기과의 성의학 그리고 젊은 부부들이 많이 보는 산부인과, 소아과는 인기가 높다.

93년 경희의료원이 하이텔에 부속병원 및 한방병원 내 20개 진료과목을 대상으로 건강상담 및 진료코너를 개설한 이래 백병원, 여의도 성모병원 등 대학병원과 개인 의료기관들이 분야별로 안과 건강상담실, 한마음 정신건강 상담실, 남성의학정보 등을 개설하고 있다.

이밖에도 천리안이나 한국통신의 인포샵(소규모 컴퓨터 정보제공자들이 직접 통신을 이용한 정보사업을 하는 코너)에서도 의료인들이 건강 정보안내를 해주면 의료기관을 홍보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하이텔과 같은 정보사업자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정보방을 제공받아야한다.

인터넷은 현재 개원가에 홈페이지 제작 바람이 불어 많은 병원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이용회수가 눈에 띠게 많은 것은 아니다. 희망이 있다면 간혹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고 오는 환자가 있다는 것으로 봐서 조만간 인터넷을 통한 홍보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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