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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팔짱' 진혜원 "저쪽서 사소한 말도 2차가해 몰아세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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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사건을 다룬 책 『비극의 탄생』을 읽었다며 피해자 A씨를 향해 “항상 내 인생에 대한 통제 권한은 내가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 검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을 읽고 마이클 잭슨을 떠올렸다”며 잭슨이 생전 두 차례에 걸쳐 아동을 성적을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수사와 재판받은 사건을 언급했다.

진 검사는 “워낙 유명한 연예인이라 언론 보도만으로 상습 아동 성범죄자인 것처럼 매도됐다”며 첫 번째는 수사 과정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두 번째는 재판에서 모두 무죄 평결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주장하는 성범죄에 대해 고소와 언론보도만으로 유죄를 단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진 검사는 또 해당 책을 읽고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며 “같이 근무했던 모든 분이 A씨에 대해 유능하고 다정다감하며 센스 있고 사랑스러운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그런데 박 전 시장 발인일에 기자회견 예고를 하는 것과 관련 이 사건의 전개 방식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되는 내용이 있다”고 적었다.

비서실 관계자가 A씨에게 “발인 일에 기자회견을 한다는데, 날짜만 양해해 주면 안 되겠냐”는 부탁을 했고, 그에 대해 A씨는 “기자회견 일정 등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진 검사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고소인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통제 권한을 가진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이를 두고 “어쩐지 저쪽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보도하는 사람들은 사소한 발언에도 발끈하고 일제히 2차 가해, 3차 가해라고 몰아세우면서 A씨에게 상처를 가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게 예사롭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같은 여성 직업인으로서 주제넘을 수도 있지만 조언을 드린다면 나를 지켜주는 것은 내 능력과 매력, 내 장점이고 다른 사람과 연대하여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항상 내 인생에 대한 통제 권한은 내가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진 검사는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과 나란히 팔짱을 낀 사진을 첨부하며 “자수한다.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는 글을 올렸다. 여성변호사협회는 이에 대해 “피해자에게 명백한 2차 가해를 가했다”며 진 검사를 징계해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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