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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혁명] 눈이 행복하면 입도 행복하다

중앙일보

입력

'보기 좋은 떡이 건강에도 좋다?' 시각은 인간의 오감 중에서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감각이다. 미각은 서열상으로 시각과 후각 다음에 작동하는 마지막 생리작용. 이미 음식을 보는 순간 식욕을 느끼고, 군침이 돌며, 소화효소가 분비된다. '눈으로 먹는다'는 말은 헛말이 아니다. 시각에 만족하는 사람의 60%가 미각에도 만족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모양과 색깔, 그리고 담아내는 그릇에 따라 풍미와 건강효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테이블 세팅'하면 거창하게 치장하는 것이나 레스토랑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응용할 수 있는 푸드 스타일링을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타일리스트과 황지희 교수와 가천의대 통합의학센터 김선현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1)수험생의 식탁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식사는 유일한 휴식 시간. 정신적인 피로와 긴장의 연속이므로 머리 속은 맑게, 마음은 편안하게 식탁을 꾸며 보자. 그릇 수를 줄여 테이블 세팅을 단순하게 처리하면서, 초록을 배경으로 오렌지색을 조화롭게 배치한다. 초록 계통의 식탁보 또는 상치와 같은 초록색 식재료를 접시에 깔아 활용한다. 초록색은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오렌지색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 불안감을 없애준다. 유리컵에 오렌지를 담아 식사 전에 마시게 해보자. 비타민C와 함께 식욕을 돋운다. 또 유리컵은 식탁을 경쾌하게 하면서 내용물이 보여 생기를 준다.

2)환자를 위한 식탁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식구들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기 쉽다. 따라서 식탁을 역동적으로 밝게 꾸밀 필요가 있다. 실내 조명을 높이고 빨간 체크무늬 같은 원색 계통의 식탁보를 사용한다. 여기에 하얀색의 접시를 사용한다. 백자 그릇은 음식 고유의 색을 잘 나타내므로 다양한 색감의 식재료를 사용해 화려하게 연출해보자. 환자 죽을 끓이더라도 파와 당근 등을 썰어넣는 식이다. 중앙장식물로 작은 화병을 놓기도 한다. 노란꽃이나 빨간색 꽃은 우울한 마음을 고양시키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3)식욕을 줄이기 위한 식탁

먹을 것만 보면 허겁지겁 먹는 과식형 식구들이 있다면 식탁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어보자. 실내 조명 없이 촛불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 방법. 조명이 어두우면 자연히 식사가 느려지고 대화가 많아진다. 청자처럼 진한 색깔의 그릇, 묵과 같이 검은 계통의 음식도 식욕을 떨어뜨린다. 음식은 다소 모자란 듯 그릇의 7부 또는 6부 정도만 담아낸다.

4)식탁 연출은 이렇게

테이블을 세팅할 때는 먼저 상차림의 목적이나 의도에 따라 주제를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먹을 것인가다. 연령.친밀감.성별.취향 등을 파악한다. 예컨대 아이들 생일상이면 원색 계통을, 연로하신 분이 계시면 차분한 식탁을 차리는 식이다. 계절 감각도 연출해보자. 예컨대 가을 느낌엔 갈색이나 카키색, 은행잎.낙엽 문양이 들어가 있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에서처럼 러너(테이블 일부를 덮는 식탁보)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식기로는 분청이나 약간 투박한 질감의 옹기도 활용할 만하다. 옹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은 것으로 음식 보온 효과가 있기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담는 데 좋다. 여기에 은행잎이나 단풍잎을 곁들여 가을 분위기를 북돋워보자.

◆ 청강문화산업대 푸드스타일리스트과는 이달 18~21일 분당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졸업전시회를 열어 테마별 테이블 세팅과 스타일링을 한 다양한 음식사진을 전시한다.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다. 031-639-5810

*** 이렇게 해보세요

◆ 화려한 색감이 있는 식재료의 연출=매실 소스를 곁들인 가지구이와 로스 편채

①가지를 석쇠에 구워 껍질을 벗긴 후 어슷썰기를 한다. ②쇠고기 안심부위에 소금.후추를 뿌리고, 살짝 구워낸다. ③단호박도 가지와 같은 크기로 썰어 노릇하게 구워낸다. ④매실 장아찌의 과육과 간장.레몬즙.미림을 넣고 살짝 끓여 매실소스를 만든다. ⑤쇠고기.가지.단호박을 돌려 담고 그 위에 채 썰은 깻잎과 생강을 올린 후 소스를 얹는다.

◆ 그릇을 이용한 연출=도미 맑은 냄비

①도미는 손질하여 뜨거운 물에 데쳐낸다. ②무.배추.두부.죽순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③간장.청주.식초.레몬.육수(다시마에서 뽑은 육수)를 넣어 소스를 만든다. ④냄비에 다시마를 넣고 끓으면 건져낸 뒤 준비한 도미와 야채를 넣어 익힌다. ⑤소스에 찍어 먹는다.

◆ 단풍잎 등을 이용한 연출=모듬 도시락

①유자껍질을 이용해 모양을 내고, 속을 파 낸다. ②광어나 도미 등 횟감이나 조개를 넣는 용기로 활용한다. ③밥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그 위에 깻잎이나 흑임자를 섞어 틀에 찍어내 눌림 초밥을 만든다. ④쇠고기 로스편채는 표면만 살짝 구운 뒤 얇게 썰어 준비한다. ⑤조개 모양의 그릇에 연어알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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