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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년차 이민호의 당찬 꿈 “올핸 한국시리즈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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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LG 트윈스의 차세대 에이스 이민호. 그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을 꿈꾼다. [뉴시스]

LG 트윈스의 차세대 에이스 이민호. 그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을 꿈꾼다. [뉴시스]

데뷔 첫해 가을야구 선발 등판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이민호(20)가 한국시리즈(KS) 선발투수를 꿈꾼다.

데뷔 첫 해 20경기 나와 4승 4패 #작년 포스트시즌서도 깜짝 선발 #“올해 목표는 144이닝 채우는 것”

지난해 LG는 정규시즌 2위 경쟁을 벌이다가 막판 부진으로 결국 4위에 그쳤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젊은 투수진이 성장한 걸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신인 이민호의 활약은 괄목할 만하다. 당당하게 개막 엔트리에 들더니 한 달도 안 돼 선발까지 차지했다. LG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찬헌과 이민호를 묶어 열흘에 한 번씩 등판시켰다.

성공적이었다. 20경기(선발 16경기)에서 97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정찬헌이 19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였다. LG로서는 ‘1+1’ 전략으로 3점대 10승 투수 한 명을 얻은 셈이다. 이민호는 소형준(KT 위즈)에 이어 신인왕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이민호는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류지현 LG 감독은 “상황을 봐야겠지만, 정찬헌과 이민호 둘 다 등판 간격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짜 선발’로 거듭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민호는 “5~6일 간격으로 등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와 정찬헌, 임찬규 등 선발투수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물어보고 연구했다. 특히 찬헌 선배는 번갈아 던지다 보니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또 “연습경기 첫 등판(1이닝 2실점) 때 함께 선발로 나선 소형준을 의식해서 힘이 들어갔던 건 아니다. 라이브 피칭이 한 번뿐이어서 경기할 준비가 덜 됐다. 연습 경기일 뿐이다. 구속(최고 시속 147㎞)이 잘 나와 걱정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호가 세운 올해 과제는 변화구 연마다. 그는 “투수코치님들과 매일 야간훈련을 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연습한다. 커브는 회전수를 늘리고 있다. 체인지업은 지난 시즌 딱 한 개 던졌다. 여러 그립을 시험하며 편한 걸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솔직함과 당당함도 매력이다. 그는 “포수인 (유)강남 선배 사인을 다 따라가지는 않는다. 자신 있게 던지고 싶은 공은 얘기한다. 그래도 생각이 90% 이상 같았다”고 전했다.

박주홍, 김휘집(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은 한 인터뷰에서 “프로 동기인 이민호와 승부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는 봤다. 솔직히 키움전에서 주홍이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이정후, 박병호 선배 등 강타자가 많다. 그 친구들한테 맞으면 놀림당한다. 양보는 없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이민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3실점)에 선발 등판했다. LG 구단 창단 30년 만에 고졸 신인이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선 건 처음이다. 그는 “시리즈가 5경기인데 3경기 만에 끝나 더 짧게 느껴졌다”며 아쉬워했다.

이민호는 어린 시절 야구가 좋아 한 달에 네댓 번 잠실구장을 찾았던 ‘베이스볼 키드’다. 올해 목표는 두 가지. 정규시즌에서는 규정이닝을 채우는 것,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선발로 나서는 거다. 그는 “최소 과제가 130이닝이고,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고 싶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등판 때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시리즈 선발투수가 꿈이었다. 꼭 이루고 싶고, 올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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