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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신형 독감 대책 미비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주요 보건 전문가와 의사들은 31일 세계 각국의 신형 독감 대비책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효율적 독감 퇴치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 퇴치 책임자인 클라우스 스토어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미생물학회 회의에 앞서 "조만간 대규모 독감 전염 사태가 발생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스토어는 "최근 조류독감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토착화하고 일부 환자는 가금류와 직접 접촉 없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독감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강력한 전염성을 가진 신형 바이러스들이 전세계로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독감이 대규모로 발병하면 백신 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스토어는 또 "전세계에서는 현재 매년 100만여 명이 독감 바이러스로 숨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20-30년만에 한번씩 찾아오는 대규모 전염병 때는 수천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실제 20세기 들어 지구촌에서는 모두 3차례에 걸쳐 대규모 전염병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심했던 1918-19년 스페인 전염병 사태 때는 전세계에서 모두 5천만 명 이상이 숨졌다.

전세계 국가들은 현재 3억회 투여분의 독감 바이러스 백신 생산 능력을 갖고 있으며, 대규모 전염병 사태를 예방할 백신을 생산하는 데는 6개월 여가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 베일러 약대의 웬디 케이텔 교수는 "세계 각국의 독감 백신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면서 "독감 백신이 미국에서조차 부족한 것은 전세계의 독감 대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케이텔 교수는 또 "우리는 따라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전세계 독감 백신의 90%를 10%의 인구를 가진 나라들이 생산하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16개 백신 생산회사 전문가들은 11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지구촌의 독감 퇴치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워싱턴 로이터.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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