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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머리가 아픈 걸까

중앙일보

입력

당신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 '괜찮아지겠지'하며 참는다거나 진통제를 먹으면서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린다고 답한다. 쉬면서 약을 먹으면 두통이 호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두통이 성가실 만큼 자주 일어나거나 머리가 너무 아파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하루속히 전문가를 찾아 필요한 검사를 통해 두통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두통은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이 가장 흔하다. 서울대 의대 신경과 김만호 교수는 "성인 편두통 환자는 10%, 긴장성 두통은 30% 이상"이라고 밝힌다.

문제는 제대로 된 치료 대신 두통약만 복용하다 보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효과도 점점 떨어지면서 하루라도 두통약을 먹지 않으면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특히 혈관의 갑작스러운 수축.이완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두통을 방치하면 뇌졸중에 빠질 위험도 있다. 김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절반 이상은 베타차단제.항우울제.간질 치료제 등의 예방약을 적어도 6개월 이상 복용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편두통 치료를 제대로 받는 경우는 5% 정도로 추정된다.

편두통 예방약은 ^두통 빈도가 잦거나 한번 발작시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감각이 없어지거나 저림.마비 등이 동반될 때^두통 발작시 응급 통증완화제를 주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할 때 복용하는 게 좋다.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 등으로 머리의 근육이 장시간 긴장으로 수축될 때 나타난다. 환자들은 '머리를 죄는 것 같다''목.등이 뻣뻣하다'등의 증상을 흔히 호소한다. 편두통과 달리 메슥거림.구토 등의 증상이 없고 운동하면 오히려 두통이 좋아진다.

긴장성 두통을 극복하려면 우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복식호흡과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또 우울.불안.피로감.숨겨진 적개심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동반됐을 땐 항우울제 등을 투여해 심리상태를 개선하면 두통이 크게 줄어든다. 이 밖에 눈병.코질환.축농증.턱관절 이상.뇌종양.뇌출혈.뇌막염.삼차신경통 등에 의해서도 두통이 생기는데 이땐 원인이 치료되면 두통 증상도 없어진다.

◇ 엄마, 나도 … 아이는 축농증 등 일단 의심

두통은 어른들만의 병일까? 물론 아니다. 실제 '반복성 두통'은 초등학교 저학년 10%, 고학년 20%, 중학생에선 30%나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어린이 두통이 어른과 다른 점은 뇌 자체의 기질적 이상(뇌막염.뇌종양)이나 사시.축농증 등의 질병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물론 어린이도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을 많이 앓는다. 편두통만 해도 초등학생의 4%, 사춘기 땐 5.3% 정도나 된다. 어린이 두통 역시 치료는 원인에 따라 결정한다. 뇌막염으로 인한 두통은 뇌막염 치료를, 종양 때문일 땐 종양을 제거해야 두통이 없어진다. 어린이 편두통은 그때마다 진통제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너무 잦다면 베타차단제.칼슘길항제.항경련제 등 예방약을 반년 이상 투여하는 게 좋다.

긴장성 두통은 힘든 상황에 처한 어린이에게 흔하다. 따라서 보호자는 현재 아이가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만일 아이의 하소연을 무시한 채 '다른 아이들은 다 괜찮은데 왜 너만 힘들다고 하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 두통은 악화한다.

◇ 뇌 질환이 의심되는 두통

-갑자기 아주 심한 두통이 생겼다
-평상시 아프던 것과 다른 양상의 두통이 생겼다
-두통이 점점 심해진다
-두통과 함께 열.메슥거림.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과 함께 엉뚱한 짓을 하는 등 행동이 달라졌다
-지능.판단력이 떨어졌다
-최근 머리를 다친 뒤 생긴 두통이 점차 심해졌다
-마비.언어장애 등이 생겼다
-50세 이후 새로운 두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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