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戰後 활기찬 한국 모습 인상적이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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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쟁의 폐허를 딛고 활기차게 일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영원히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1960년대 말 주한미군으로 경기도 안양에서 근무하며 당시 안양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던 미국인이 3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 '명예 안양시민'이 됐다.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닐 미샬로프(60). 그는 1968년 3월부터 1년간 안양시 석수동에 있었던 미군 제83보급대대에서 근무했다. 미샬로프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그가 지난해 촬영했던 사진들을 자신의 홈페이지(www.mishalov.com)에 올린 것이 한국 네티즌에 의해 발견되면서 이뤄지게 됐다.

그의 홈페이지를 찾으면 아리랑 노래가 잔잔히 흘러나오는 가운데 60년대 안양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와 함께 서울 광화문.용산거리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석수동 마을 갤러리'라는 코너엔 당시 마을풍경은 물론 시골 여인과 노인,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오랜 '한국 사랑' 끝에 명예시민이 된 미샬로프는 "내 사진들이 안양 시민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데 사용돼 기쁘다"며 "이제 이방인이 아닌 영원한 안양시민으로 매년 한국을 찾겠다"고 말했다.

안양=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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