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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전 직원에 주식 1000억 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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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달 전 재산의 절반인 5500억원을 사회환원 하겠다고 약속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이번엔 전 직원에게 1000억원대 주식과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장진영 기자

지난달 전 재산의 절반인 5500억원을 사회환원 하겠다고 약속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이번엔 전 직원에게 1000억원대 주식과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장진영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45) 의장이 1000억원대 사재를 출연해 직원들에게 주식과 격려금을 지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측과 인수합병을 마무리한 데 따른 것으로, 최근 기빙플레지(Giving Pledge)를 통해 약속한 사회환원용 재산과는 별도로 개인 보유 주식을 처분해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DH 지분 약 3%를 보유하게 되면서 개인 최대 주주가 됐는데, 금액으로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DH 개인 지분 일부 처분해 지급 #직원 1700명 1인당 평균 5000만원 #라이더·비정규직에게도 격려금 #“더 큰 도전 앞서 선물 전하고 싶다”

주식 증여 대상은 1700여명으로 올해 2월 28일까지 입사한 우아한형제들과 우아한청년들, 해외법인(베트남, 일본) 전 구성원이 해당한다. 2021년과 2020년 입사자에겐 각각 2000만원과 3000만원 상당을, 2020년 이전 입사자에겐 직급에 상관없이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1인당 평균 5000만원(2일 종가 105.95유로 기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은 2024년이 되어야 받을 수 있다. 김 의장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보호예수가 풀리는 2024년에 주식을 처분할 수 있어서다. 그 이전에 퇴사하는 직원도 주식을 받을 수 있다.

김 의장은 또 장기근속 라이더와 B마트 비정규직원에게도 기준에 따라 주식이나 현금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라이더의 경우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서 1년에 200일 이상 하루 20건 이상 배달 조건(400여명)을 충족해야 가능하다. 일해 온 기간에 따라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라이더들은 2024년이 아닌 오는 4월에 주식을 바로 받는다. DH 측이 김 의장의 뜻을 전해 듣고 “라이더에게 부여하는 주식은 계약과 상관없이 바로 지급해도 된다”고 양해했다고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라이더에겐 일정 건수 이상 배달업무를 수행한 경우(1390명) 1인당 1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B마트 비정규직인 크루(창고 직원)와 기간제 직원 등 830명도 1인당 100만~150만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김 의장은 이날 라이더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에 진출해 더 큰 도전을 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땀 흘려 애써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저의 개인적 선물을 전하고 싶다”며 “4월 중 제가 가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사의 주식 X 주(3월 2일 기준 약 X백만원 상당)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회사 성장의 한 축이었던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향후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하자는 의미”라며 “사내외 구성원에게 주식을 증여한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 플랫폼 업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18일 세계 부호들의 기부 클럽인 ‘기빙플레지’의 219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재산 사회환원을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재산의 절반 이상(최소 약 55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이들이 모였는데 현재 24개국, 218명(공동명의는 1명)이 클럽에 가입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한국인은 김 의장이 최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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