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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이어 교통비·수도료도 들썩…‘나쁜 인플레’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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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식료품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10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빵을 진열한 모습. [뉴스1]

식료품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10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빵을 진열한 모습. [뉴스1]

경기 회복세는 더딘 상황에서 에너지와 농축산물 등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의 원인을 두 가지로 본다.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과 ▶비용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이다. 이 중 비용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은 경기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쁜 인플레’라고 부른다.

수요 아닌 비용 증가가 원인 #경기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 #일부선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9.7원 오른 L당 1483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넷째 주(L당 1318.8원) 이후 15주 연속 상승했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함께 올랐다. 전국 LPG 충전소의 평균 판매가(일반 프로판가스)는 지난달 ㎏당 1120.47원이었다. 지난해 5월(㎏당 895.7원)과 비교하면 25% 이상 비싼 수준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 추세다. 두바이유는 지난 8일 기준 배럴당 68.3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0% 이상 급등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6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같은 전력량을 사용했더라도 상반기보다 비싼 요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버스·지하철 요금을 200~30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수도 요금은 누진제를 폐지하고 ㎥당 단위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다만 서울시가 공공요금을 올리려면 서울시의회 심의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밥상물가도 들썩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6.2% 올랐다. 월간 상승 폭으로는 2011년 2월(17.1%) 이후 가장 컸다. 조류인플루엔자와 한파의 영향으로 농축산물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국제 시장에서 곡물값이 오른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2%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의 마이너스 성장에선 벗어났지만 지난해 3분기(2.1%)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일부에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가리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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