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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조류독감, 세계적 유행병 될까

중앙일보

입력

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여성이 딸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조류독감이 사람들간에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감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태국의 모녀 감염 사건이 세계적인 유행병의 시초라기보다는 한 지역에 격리된 단일 사건일 가능성이 높으며 우려할만하지만 경보를 울릴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통상 사람들은 조류독감에 감염된 가금류와 접촉함으로써 조류독감에 걸렸지 다른 사람을 통해 조류독감에 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태국에서 지난 20일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26세 여성 프라니 통찬은 조류독감 의심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11세 딸을 간호하다가 병에 감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함께 프라니의 언니 등 다른 2명이 병원에서 조류독감 유사증세로 입원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관리들은 태국의 모녀 감염 사건이 밀접한 환경에 처한 가족에 국한된 사건으로 보인다고 강조하면서도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이 인체 독감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WHO는 태국의 모녀 감염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까지 문제의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작업을 통해 돌연변이 여부를 밝혀낼 계획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 독감으로 변이를 일으키면 한 번에 수십만명의 희생자를 낼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홍콩에서처럼 일부 지역에서 소수 희생자만 낼 뿐 그냥 끝날 수도 있다.

WHO 태국 대표 대행인 구마라 라이 박사는 아주 가까운 가족간 접촉을 통한 감염인 만큼 보건상 경보를 울려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심각한 보건상 위협을 제기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조류독감이 사람간에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된 만큼 이번 상황을 우려스럽게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 독감 전문가인 클라우스 슈토르 박사는 "우리가 태국에서 보고 있는 사태는 전혀 예상치 않았던 상황은 아니며, 오래 가지 않고 별 힘이 없는 인간 대 인간 감염 케이스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적인 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 독감의 시초일 수도 있는 만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제네바.뉴욕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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