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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만5000원만 넣어도 1주? 청약 첫날 14조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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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청약 첫날인 9일 하루에만 14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통합 경쟁률은 75.9대 1이었다.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573만7500주(공모 주식의 25%) 가운데 4억3530만3340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증거금은 14조1474억원에 이른다. 첫날 기준으로 SK바이오팜(5조9412억원)과 빅히트(8조6242억원)의 증거금을 넘어섰지만, 카카오게임즈(16조4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공모주=대박’이란 학습 효과와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 증시 조정,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 후 ‘따상’(시초가의 두 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 균등 배분 도입 등으로 청약자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도입된 균등 배분 제도는 개인 투자자 몫으로 떼어둔 물량의 절반 이상을 최소 기준의 증거금을 맡긴 청약자들이 똑같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나머지는 종전처럼 증거금에 비례해 배정된다. 지난해까진 증거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받는 구조였지만, 올해부턴 소액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경쟁률 75.9대1 #소액으로도 공모주 받을 수 있어 #NH투자 하루에 계좌 8만개 신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개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개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소 청약 수량은 10주, 증거금은 32만5000원이다. 즉 32만5000원만 넣어도 1주를 받을 가능성이 있단 뜻이다. 중복 청약도 가능하다. 한 계좌에 돈을 많이 넣기보단 여러 증권사 계좌에 넣는 게 유리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청약을 앞두고 계좌를 트는 투자자가 속출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서만 지난 1월부터 지난 8일까지 82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지난해 전체(161만 개)의 절반이 넘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8일 하루에만 평소의 20배인 8만 개가 개설됐다”고 말했다.

이제 투자자의 관심은 몇 주를 받느냐로 향한다. 균등 배분제로 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예상보다 줄 가능성도 있다. 변수는 청약 계좌 수다. 균등 배정 물량보다 더 많은 계좌가 몰리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예컨대 균등 배정 물량이 14만여 주인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22만여 계좌가 몰리며 추첨제로 배분하게 된다. 이땐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를 신청하더라도 추첨에서 떨어지면 주식을 못 받을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은 10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황선구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부장은 “청약 첫날이라 소액 투자자가 많이 들어온 것 같고, 큰손은 둘째 날 경쟁률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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