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전한 낙태로 여성 매일 200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병원 의료진의 도움 없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는 불안전한 낙태로 인해 여성들이 매일 200명, 연간 7만명씩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에 소재한 민간단체인 '이파스(Ipas)'가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카운트다운 2015'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유엔의 후원을 받고 있는 '카운트다운 2015' 회의는 1994년 카이로에서 '인구와 개발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린 이후 지금까지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자리다. 회의에선 2015년까지 전세계에서 성관계 및 출산 관련 여성의 건강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들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매년 아시아에선 여성 1천만명,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선 500만명이 불안전한 낙태를 한다고 밝혔다.

임신 관련 전체 사망건 중 불안전 낙태에 의한 사망률을 보면 아시아는 50%, 아프리카는 44%, 라틴 아메리카는 6%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파스의 회장인 엘리자베스 매구르는 "1분마다 여성 40명이 불안전한 낙태를 하고, 이로 인해 매일 200명이 숨지고 있다"며 "불안전한 낙태는 전세계 여성들의 건강과 목숨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파스는 안전하지 못한 불법 낙태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에 낙태의 합법화 조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매구르 회장은 낙태로 인한 사망과 신체장애는 예방 가능하다며 "여성이 자녀를 출산할지 여부와 출산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관련 법률을 개정해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낙태에 반대하는 영국의 단체인 '라이프'는 이파스의 이같은 입장을 비판했다.

라이프의 이사인 누알라 스카리스브리크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낙태하지 않고 임신상태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썩은 가치관을 전파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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