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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한방] 꿈 많이 꾸는 다몽증

중앙일보

입력

사회가 불안하고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질수록 꿈자리는 뒤숭숭해지게 마련이다. 꿈이 많으면 오래 잠을 자도 설친 것 같고, 피로가 누적된다. 꿈이 많은 것을 다몽증이라고 하는데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꿈을 꾸면 귀신이 나오거나 밤새도록 시꺼먼 형체가 자신을 쫓아다니는 경우다. 자면서도 실제 상황처럼 몸을 비틀고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한다. 깨어난 뒤에도 불안감에 떨며 극심한 신경증에 시달린다. 한방에서는 이를 심담허겁증(心膽虛怯症)이라 한다. 대개 사춘기 학생들과 결혼 후 4~5년 지난 20.30대 여성에게 많다. 원인은 쇠약한 체력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신경을 많이 쓰면 담음이라고 하는 가래처럼 뭉친 체액이 돌아다니다 심장 주위 혈관에 축적되고 이로 인해 허열이 생긴다.

치료는 혈관 속의 담음을 제거해주면서 몸을 보하고 조혈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주로 가미온담탕(加味溫膽湯)이라는 처방을 쓰는데 효과가 비교적 빠르다. 특히 원지.석창포.천축황(대나무 속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우황과 같은 덩어리).사향 등의 약재는 담음을 뚫고 기를 소통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는 음식 먹는 꿈을 자주 꾸거나, 심하게 이를 갈고, 잠을 자면서 헛소리를 많이 하는 경우다. 이는 기허(氣虛) 증상으로 원기가 허약한 상태에서 위장에 열이 많을 때 나타난다. 위열이 있으면 쉽게 배가 고프다. 이런 사람들은 잘 먹지만 항상 피곤하고 몸이 부으면서 무겁다. 또 자다가 이를 자꾸 갈기 때문에 이가 시리고 피가 난다. 이럴 때는 위장의 열독을 풀어주면 피가 멈추고, 부은 잇몸이 가라앉는다. 사위탕(瀉胃湯)은 위장에 쌓인 열을 없애주는 명약으로 잠을 잘 때 이를 갈면서 소리를 지르는 증상을 없애준다.

셋째는 자다가 일어나서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앉아서 중얼거리는 등 환각 상태에서 행동을 하는 경우다. 소위 몽유병이라고도 하는데 심할 때는 잠을 깨서 본인이 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초기에는 심담허겁증과 같이 치료하지만 증상이 오래 되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평소 대추차나 연자육(연꽃씨)차를 마시거나, 미나리 생즙을 먹는다. 또 우황청심원을 하루에 한 개씩 먹어도 좋다. 멧대추씨라고 하는 산조인 20g을 물 500cc에 넣고 한 시간 달여 수시로 마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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